中 쾌재, 日 규제..설 직후 한중일 관광 3색 풍경[함영훈의 멋·맛·쉼]

日,구준엽의 슬픔 독감 창궐,숙박세 징수


설 연휴, 북적이는 인천공항[연합]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동북아시아 관광의 호재였던 설(춘절) 연휴를 끝내면서 한국과 밀접하게 관광교류를 하는 중국, 일본 두 나라의 풍경이 대조를 보여 눈길을 끈다.

중국은 쾌재, 일본은 규제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비자 면제 정책을 확대하면서 춘제(중국의 설) 기간 중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일본 당국은 2030년 외래객 6000만명 달성을 향해 매진하면서도, 3800만명인 현 수준에도 과잉관광 논란이 이어지자, 요금과 세금을 올려 관광객의 발길을 주저하게 만드는 방법과 과잉관광 현장에 단속요원을 확대하는 대책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

중국은 “더 와라”이고, 일본은 “더 오되, 돈을 더 내고, 통제를 받으라”이다.

상하이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춘제 기간 인바운드 관광(국내 유입 관광)이 지난해 대비 203% 증가했다고 한다.

한국,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 5개 국가에서 주로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여행지는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였다. 통계에 따르면 춘제 연휴가 시작하고 지난 1일까지 상하이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4만1000명 중 53.7%(2만2000명)가 무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춘제 연휴 기간(1월28일∼2월4일) 중국 영화관 매출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영화 예매 사이트 마오옌은 전날 오후 7시30분 기준 춘제 박스오피스 매출(예매 포함)을 83억6000만위안(약 1조6690억원)으로 집계했다. 이전까지 춘제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이던 2021년(78억4300만위안)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외래객 증가와 함께 내수 진작도 한꺼번에 이뤘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이 자국 국민들이 해외에 가서 ‘어글리 차이니즈’가 되지 않도록 민폐행동을 하지 않도록 계도하기만 한다면, 비자 규제 완화에 의한 중국관광의 호재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불법적 계엄령, 제주항공기 사고 등 악재 속에 해외여행 씀씀이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방한, 한국인의 국내 거래를 주춤했지만, 아웃바운드 관광산업은 오히려 늘었다.

여신금융협회가 4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해외여행 증가, 항공·철도 등 교통수단 이용 증가 등 영향으로 운수업(5.3%) 증가율이 높았다. 자연스럽게 아웃바운드 중심인 국내 여행사들의 실적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초의 아름다운 자작나무 가로수길에 사람들이 몰리자 주민들이 모두 베어버리고 보란듯이 가지런히 눕혀놓았다.


일본 관광 현장에선 설 직후 다양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사히신문은 외래객들이 일본에 몰리는 가운데 관광진흥을 명분으로 숙박세를 도입하는 지방자치단체가 크게 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홋카이도 니세코정이 지난해 11월, 아이치현 도코나메시가 지난달 숙박세 징수를 시작했다. 히로시마현, 삿포로시, 센다이시 등 14개 도현시촌은 올해 도입할 예정이다. 2023년 기준 숙박세를 매기는 지자체는 9곳이었지만 오키나와현, 구마모토시 등 43개 지자체가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검토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받아온 숙박세를 인상한 지자체도 있다. 교토시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환경 정비를 구실로, 현행 200∼1000엔(약 1800∼9400원) 수준인 숙박세를 1만엔(9만2000원)으로 10배까지 대폭 인상할 계획이다. 일본내에선 이같은 숙박세 징수가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일본 관광 수요가 많으니 가격을 올리는 일이 숙박 말고도 다른 부문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한국가수 구준엽씨의 대만인 부인 쉬시위안(徐熙媛:서희원)이 일본 여행중 독감과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일본 여행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매체 FNN 프라임은 대만 중앙통신(CNA)을 인용해 쉬씨가 춘절 휴가기간 가족들과 일본을 찾아 여행하던 중 독감과 폐렴이 발병해 숨졌다고 전했다.

쉬씨는 관광지로 유명한 가나가와현 하코네에서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결국 호전되지 못하고 독감판정 사흘만에 숨졌다.

일본내 독감환자 260만명으로 급증, 갑작스럽게 늘어난 국내외 환자를 모두 커버해줄만한 의료체계 미비, 치료제 사재기 및 품절 등 현상 때문에 일본으로 여행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만, 중국, 한국 등 당국의 주의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오타루 운하


더욱 강한 외래관광객 유치를 추구하는 일본정부와 너무 많이 와서 주민 생활에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일본국민들 사이의 괴리가 매우 큰 가운데,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초 주민들은 관광객의 인기를 끌던 자작나무 가로수를 모두 베어버렸다.

홋카이도 당국은 오타루 사진맛집으로 통하는 운하 옆에 경비원들을 배치했다. 진작에 이렇게 조치할 것이지, 괜히 일본 내국인, 한국, 중국, 대만, 미국인 등이 주민생활 침해의 주범인 양 불안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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