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먹었는데…밥상, 이렇게 차리면 뇌도 ‘가속노화’ [식탐]

“가공육 많이 먹을수록 치매 위험↑”
적색육 대신 생선·콩 단백질 섭취


소시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지난해 12월 말을 기점으로 한국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UN)’에 진입한 가운데 ‘치매 예방’을 위한 식습관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식단 계획에서 뇌 건강을 고려한다면 붉은 고기나 가공육을 줄이고 생선, 콩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과도한 가공육의 해로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한 내용이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WHO는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위험을 낮추려면 가공된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라고 권한다.

가공육과 치매·인지 기능 저하와의 연관성을 밝힌 새로운 연구도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은 미국신경학회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를 통해 “가공육을 많이 먹을수록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 연구에서 입증됐다”고 밝혔다.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햄 등 가공된 붉은 고기를 자주 섭취하면 나이가 들면서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연구진이 미국 성인 13만여 명의 자료를 40년 이상 추적 분석한 결과, 가공육을 포함한 적색육 섭취량이 하루 평균 21g 이상인 사람은 8.6g 이하인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13% 높았다.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은 14% 컸다. 가공육에는 붉은 고기의 포화지방뿐만 아니라 가공 과정에서 나트륨, 화학물질들이 추가돼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가공된 붉은 고기를 다른 단백질 공급원으로 대체하면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해로운 성분은 줄이면서 유익한 영양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구진의 분석 결과, 적색육이나 가공육을 생선, 콩류 등으로 대체하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을 최대 21%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선 [게티이미지뱅크]


붉은 고기 및 가공육은 뇌 노화를 가속하지만, 생선·콩 등의 단백질은 뇌 건강에 좋은 식재료다. 이러한 식재료를 주로 먹는 전통 지중해 식단은 인지 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다. 지중해 식단은 생선, 콩 등 단백질에 올리브유, 채소, 견과류 등을 곁들여 먹는다.

지중해 식단이 뇌의 노화 지연을 늦춘다는 연구 논문은 여럿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은 미국신경학회저널(2015)에 실린 논문에서 “치매가 없는 노인 674명(평균 연령 80.1세) 자료를 연구한 결과, 지중해 식단이 노령자의 뇌 기능 저하 방지에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적색육 대신 생선을 더 많이 섭취한 그룹은 인지 기능과 연관된 뇌의 피질이 보다 건강했다. 대뇌 피질의 변화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뇌 질환과 연관된다. 건강한 성인의 대뇌 피질 두께는 평균 2.5㎜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2.2㎜로 얇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연구진도 국제학술지 영양학저널(2017)을 통해 “지중해식 식단은 인지 기능과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위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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