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피해자 코스프레…어찌 저리 뻔뻔” 이준구 교수의 일침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어떻게 저리도 뻔뻔스러울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누리집에 “죽은 사람이나 다친 사람 하나도 없이 끝났으니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 아니냐고 (윤 대통령이) 반문하는 모습을 볼 때 사람이 어떻게 저리도 뻔뻔스러울 수 있느냐는 생각에 혀를 내둘렀다”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그는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었다는 말이나, 의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라는 도대체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이 교수는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벌이고 있는 허언의 퍼레이드는 하나의 코미디극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다”며 “그런데 정말 위험한 부분은 우리 사법제도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아무런 근거 없이 정당한 사법 절차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민주헌정 질서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우리의 민주헌정 질서에 가하고 있는 위협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에 융단폭격식의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사법부의 권위를 깎아내리려는 더티플레이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극도의 갈등과 혼란의 모든 책임이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에게 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그런 윤석열이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음험하고 위험한 더티플레이로 국민을 이간질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헌정 질서에 씻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함께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학원론’을 집필하는 등 국내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다. 그는 지난달 5일에도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불응을 비판하며 “법의 화신인 양 우쭐대던 사람인데 법이 자기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 같으니 이젠 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무시해 버린다”고 질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국민들에게 부정선거와 야권의 잘못을 알리기 위한 경고성 조치일 뿐이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는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뭐 지시를 했니, 받았니, 이런 이야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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