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우는데?…‘암 사망률 1위’ 폐암, 비흡연자 폐암 증가 ‘그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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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폐암이 전세계 암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폐암 진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흡연자가 폐암 진단을 받는 경우, 전세계 암 사망 원인 5위로 추정되며 대기오염이 그 윈인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암 연구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는 3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랜싯 호흡기 의학(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250만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

또 비흡연자 폐암의 대부분은 선암(腺癌) 형태다. 선은 체액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진 세포를 가리킨다.

새롭게 폐암에 걸린 남성 약 150만명 중 71만7211명(45.6%)이 선암종(腺癌腫) 이었다. 여성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약 90만 8630건의 새로운 폐암 사례가 발생했으며 그 중 54만 1971건(59.7%)이 선암종이었다.

IARC는 폐 선암종 발병 사례 중 약 20만건이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으로 남성 중 약 11만1486건의 선암종 사례와 여성 중 8만378건의 선암종 사례가 미세 먼지 오염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폐 선암종은 전세계 비흡연자 폐암 사례의 53~70%를 차지해 네가지 주요 폐암 아형(선암, 편평상피세포암, 소세포암, 대세포암) 중 가장 우세한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특히 동아시아와 중국에서 대기 오염과 관련된 폐암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IARC의 암 감시 부문 책임자인 프레디 브레이(Freddie Bray) 박사는 “주변 대기 미세먼지 오염과 폐 선암종 위험 증가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며 “흡연 형태의 변화와 대기오염 노출은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아형별 폐암 발병률 변화의 주요 결정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여성 폐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0년 동안 대부분의 국가에서 남성의 폐암 발병률은 감소했지만, 여성의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성 흡연율은 이미 정점을 찍고 감소세인 반면, 여성 흡연율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기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다 여성은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특정 유전자 변이로 인해 폐암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폐경기 동안 여성 호르몬의 변화는 폐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가정에서 여성이 음식 준비를 담당하는 만큼, 가스레인지 매연 중 라돈 가스 노출도 남성 보다 많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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