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성적’ 쇼트트랙,중국 텃세도 실력으로 극복 “이젠 밀라노다!”

하얼빈 동계 AG서 최다 금메달 타이

금메달 6·은 4·동 3…최민정 3관왕

김길리·박지원·장성우는 대회 2관왕

 

최민정이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선두로 질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다시한번 세계 최강을 입증했다. 특히 악명높은 중국 홈텃세를 오로지 실력으로 극복하고 이뤄낸 성적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한국은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최종일 경기에서 최민정과 장성우가 1000m 동반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전날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에서 첫 금메달과 박지원과 김길리의 남녀 1500m 우승, 최민정의 여자 500m에서 금메달까지 더해 쇼트트랙에서 걸린 9개의 금메달 가운데 6개를 휩쓸었다. 한국은 은메달 4개와 동메달 3개도 추가했다.

최민정이 9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하는 모습 [연합]

금메달 6개는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에서 한국이 따낸 최다 금메달과 타이기록이다. 한국은 1999 강원 대회와 2003 아오모리 대회에서도 6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홈텃세가 강한 중국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금메달 값어치는 더욱 크다.

중국은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수차례 편파판정 이득을 봤고 한국이 희생양이 되면서 이번 대회에 앞서서도 ‘경계령’이 떨어졌다. 실제로 조직위는 한국 대표팀의 공식훈련을 모두 오후로 배정하거나 트랙을 좁게 만들어 한국의 경쟁무기인 아웃코스 추월을 제한하려는 듯한 의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실력과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홈 어드밴티지를 완벽히 제거했다.

전종목 석권을 노렸던 중국은 안방에서 남자 500m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린샤오쥔의 금메달마저도 동료 쑨룽이 뒤에서 엉덩이를 밀어준 ‘반칙 플레이’를 한 덕분이라는 의혹에 휩싸였다.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장성우(오른쪽)가 은메달을 획득한 박지원과 태극기를 두르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

하지만 한국은 이에 개의치 않고 이틀째 열린 개인전 마지막 남녀 1000m 금메달을 모두 가져왔다. 남녀 계주에선 마지막 주자 모두 중국 선수와 부딪히는 불운 속에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년 만에 국제무대에 복귀한 최민정은 여자 500m와 1000m, 혼성 2000m 계주에서 3관왕에 오르며 쇼트트랙 여왕의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최민정은 특히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최다관왕 타이기록, 여자 500m 한국 최초 우승, 아시안게임 전 종목 금메달, 아시안게임 신기록 4차례 경신 등 굵직한 기록도 남겼다.

종합대회에 첫 출전한 박지원은 2관왕에 오르며 에이스 역할을 100% 발휘했고, 김길리와 장성우도 2관왕을 차지하며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얼빈 대회 성과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지원과 장성우, 김태성, 김건우는 병역 혜택을 받아 부담을 던 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2023-2024시즌 세계랭킹 1위 김길리도 첫 종합대회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마치며 올림픽 스타로 등극할 채비를 마쳤다.

김길리가 8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