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한테 강간당했대” 취한 동료 속여 15억 뜯어낸 공무원

법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직장 동료를 만취하게 한 후 여성을 성폭행한 것처럼 속여 15억원을 뜯어낸 공무원 등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갈)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공범 B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12~2013년 직장 동료인 C 씨를 식당으로 불러 여성과 함께 술을 마시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B 씨는 ‘꽃뱀’ 작업에 투입될 여성을 소개받아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고 모텔로 가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C 씨에게 “술자리에 함께한 여성이 성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하려 한다. 무마하려면 합의금을 전달해야 한다”고 속여 9억800여만원을 갈취했다.

C 씨가 평소 여성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술을 마시면 기억을 잘하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범행한 것이다.

A 씨 등은 2017~2018년에도 C 씨를 식당으로 불러 같은 수법으로 재차 범행했다. 이들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자) 부모에게 연락이 와서 자녀가 성폭행당했다고 말하더라. 10억원을 요구하는데 안 해주면 감옥에 가는 수밖에 없다”고 협박해 6억6000만원을 뜯어냈다.

재판부는 “A 씨는 피해 회복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고 범행을 부인하는 등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 씨에 대해서는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에게 7500만원을 변제했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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