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사이트인 줄 알았는데 ‘대반전’” 몸값 2조로 껑충…AI 입고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 질주 [투자360]

더존비즈온, 딥시크 충격에도 몸값 2조 돌파
연초 대비 38.1% ‘껑충’…한컴·엠로도 질주


[망고보드]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DeepSeek) 충격으로 국내 증시 맏형 격인 반도체 대장주가 휘청이고 있지만 중소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주가는 선방하고 있다.

선두 주자는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인 더존비즈온으로, 직장인들에게는 연말정산 사이트로 친숙한 서비스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30일 딥시크발 충격이 국내 증시를 강타한 직후에도 시가총액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의 시가총액은 전날 2조6736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전날 대비 17.25% 오른 8만8000원으로 연일 신고가를 갱신했다. 연초 대비 올해 들어 38.1% 올랐다.

이날 주가는 전날 영업 실적을 발표하면서 급등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4023억원, 영업이익은 21.7% 증가한 88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컨센서스 예상치인 매출액 1082억 원, 영업이익 243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 매출은 1115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으로 연간 매출액이 4000억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 컴퓨터도 연초 2만2250원이던 주가는 전날 2만 5250원을 기록하며 13.4% 상승했다. 국내 인공지능(AI) 기반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엠로도 연초 6만 4600원인 주가는 전날 8만3000원으로 뛰며 28.28% 올랐다.

국내 중견 소프트웨어 기업의 주가 약진 배경에는 딥시크의 등장으로 기업 간 거래(B2B)에 사용되는 AI 서비스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6월 ‘원AI’를 출시했는데 기업 핵심 업무 솔루션과 생성형 AI 챗GPT를 결합한 AI 도구다. 딥시크처럼 ‘고성능 저비용’ AI가 활용되면 성능 좋은 소프트웨어 모델들의 가격을 낮추고 B2B 고객을 넓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글과 컴퓨터는 올해 공공부문의 AI 소프트웨어 도입 원년으로 삼고 북미 등 해외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엠로도 구매 업무 고도화를 위해 챗봇, AI 에이전트(agent) 등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기능을 단계적으로 개발해 이를 구매 솔루션에 탑재한다는 구상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더존비즈온은 AI 신제품 업셀링(upgrade selling)으로 인한 수익화 효과가 확인될 국내 유일한 기업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라며 “딥시크 이슈 이후 많은 사람들이 AI 모델 공급 측면을 주목하고 있지만, 결국 성능 좋은 모델들의 가격은 점차 낮아질 것이며 이를 활용해 B2B 고객에게 연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가 기존 ERP 서비스 및 클라우드와 결합하면서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동사의 ONE AI 서비스가 2023년 6월 출시된 이후 고객이 빠르게 증가하였으며, 2024년 말 기준 누적 약 2300건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AI 서비스가 기존 ERP와 결합하면서 업셀링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 ERP 단독 사용보다 다양한 모듈과 그룹웨어 등 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할수록 AI 활용도가 높아지므로 서비스 확대로 AI 구독 단가 상승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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