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메뚜기눈’ 더 커진다…광화문까지 바라본다 [세상&]

서울시청사 측면 외부 마감재(ETFE) 교체 공사 시공사 입찰
플라스틱에서 투명유리로 외장 바뀌고, 더 돌출돼
최악의 한국 현대건축물 1위 오명 벗을지 주목


서울시청 외벽 다목적홀 돌출부. 일명 메뚜기눈. 박병국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메뚜기 눈, 잠자리 눈….’ 서울시청 청사 서편 외벽에 붙은 구조물의 별칭이다. 이 구조물(이하 메뚜기눈)을 ‘전망대’로 리모델링하는 공사가 이달 중 시작된다. 메뚜기 눈은 더 밝아지고 더 돌출된다. 시는 이번 공사를 마무리한 후, 동편 메뚜기 눈에 대한 리모델링도 추진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일부터 본관 청사 서측면 외부 마감재(ETFE) 교체 공사 시공사 입찰을 시작했다. 시공사가 선정되면 공사는 이르면 2월 셋째주부터 시작돼, 8월 말 마무리 예정이다. 공사기간 동안 서편 외벽은 가림막으로 가려진다. 34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메뚜기눈은 청사 8~9층에 있는 다목적홀의 일부다. 현재 메뚜기 눈의 마감재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만들어졌다. 2012년 완공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됐다. 현재는 회색으로 보인다.

이번 공사를 통해 메뚜기눈은 투명 유리로 바뀐다. 특히 공사가 완료되면 외부에서 메뚜기 눈을 통해 시청 내부를 볼 수 있다.

메뚜기 눈은 현재보다 1m 정도 더 돌출된다. 앞으로는 옆 건물에 막혀 눈에 들어오지 않던 광화문 광장의 조망도 가능해진다. 메뚜기 눈 내부 면적도 77.24㎡ 넓어진다. 이와함께 외부를 조망 할수 있는 공간도 기존 8층에서 8~9층으로 추가 된다.

8~9층에 있는 계란형 시민공간. 이번에 공사를 진행하는 구조물은 다목적홀의 돌출부다. [서울시 제공]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메뚜기눈’은 시민 공간의 일부다. 서울시청 청사 8~9층은 ‘계란’을 닮은 외형(사진)3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공간들은 각각 다목적홀, 쉼터, 카페 등으로 쓰이고 있다.

신청사를 설계한 유걸 건축가는 신청사 설계안에 전통, 시민, 미래의 세 가지 키워드를 담았는데, 이중 ‘시민’의 의미가 8~9층에 계란형 공간을 통해 구현됐다.

건축가는 시민의 뜻을 담은 이 공간이 외부에서도 드러나게 설계했다고 한다. 다목적홀과 카페의 둥근부분이 ‘메뚜기 눈’의 모습으로 외부로 튀어나오게 된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부의 둥근 시민 공간이 밖에서도 볼수 있게 하려는 게 처음 의도였지만, 당시 시공기술의 한계로 보기에 어정쩡한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공사를 마무리하고 동편 작은 메뚜기 눈(카페 공간의 돌출부)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청 외벽 다목적홀 돌출부. 일명 메뚜기 눈. [서울시 제공]


메뚜기 눈 개선으로 시청 청사가 ‘최악의 한국 현대건축물 1위’라는 오명을 벗게 될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2006년 7월 항아리 모양에 21층 높이의 신청사 설계안을 발표했다. 신청사 디자인은 6차례 수정을 거쳐 2008년 2월에 최종 결정됐다. 유걸 건축사의 ‘한옥 처마’ 형상을 딴 설계안이 결국 선정됐고 2012년 8월 청사가 완공돼 일반에 공개 됐다.

하지만 새 청사를 두고 ‘우주선을 닮은 이질적인 건물’ ‘쓰나미가, 일본식 건물을 덮치는 형세’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2013년 동아일보와 건축 전문 월간 ‘SPACE’가 건축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광복 이후 지어진 현대건축물 가운데 최고와 최악의 건축물을 선정하는 설문조사에서는 ‘최악의 한국 현대건축물 1위’로도 뽑히기고 했다. 당시 건축 전문가들은 “주변과 조화되지 않고 외계의 건물 같다”, “일제마저도 특별한 공을 들인 서울의 심장부에 우리 스스로 큰 실수를 범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외부 마감재 교체 사업으로 시청의 외관이 크게 달라 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뚜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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