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민정, 은메달을 획득한 김길리, 동메달을 획득한 이소연이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첫날 무더기 금메달을 쏟아내며 종합 2위 수성을 향해 힘찬 출발을 했다.
한국은 8일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7개로 개최국 중국(금 8, 은8, 동4개)에 이어 종합 2위에 랭크됐다. 3위는 지난 2017 삿포로 대회 종합 1위 일본(금2, 은2, 동4개)이다.
역시 기대했던 쇼트트랙이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날 걸린 5개의 금메달 가운데 무려 4개(은메달 2, 동메달 3개)를 쓸어담으며 세계 최강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혼성 2000m 계주가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박지원, 김태성, 최민정, 김길리로 구성된 혼성 대표팀은 이날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2분41초534의 기록으로 카자흐스탄, 일본을 제치고 우승했다.
중국에 이어 2위로 달리던 한국이 결승선 두 바퀴를 남기고 중국 마지막 주자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넘어지면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예선에서 뛴 김건우, 장성우, 심석희, 노도희도 금메달을 받았다.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박지원이 역주하고 있다. [연합] |
이어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선 김길리가 금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1500m에서도 박지원이 우승을 차지했다. 김길리의 우승으로 한국은 1999년 강원 대회부터 이 종목 6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또 박지원은 혼성 2000m 결승에 이어 연속 린샤오쥔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무대가 생애 첫 아시안게임인 박지원과 김길리는 2관왕에 올랐다.
박지원은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 가장 기쁘다. 모두가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취약 종목으로 꼽혔던 여자 500m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모두 싹쓸이했다. 금메달은 최민정, 은메달 김길리, 동메달은 이소연이 차지했다.
최민정은 한국 최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우승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최민정은 “여자 500m 금메달을 정말 바랐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기쁘다”며 “(하얼빈이) 역사적인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시상대 위로 3개의 태극기가 올라가는 장면을 보면서 감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날 쇼트트랙에서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남자 500m만 아쉽게 놓쳤다. 금메달 주인공은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이었다. 두 차례 재출발 속에 박지원이 은메달, 장성우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혼성 2000m 계주 막판 넘어져 금메달을 놓친 린샤오쥔은 홈관중의 뜨거운 응원 속에 첫 금메달을 딴 뒤 눈물을 흘렸다.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m에 출전한 이나현이 질주하고 있다. [연합]> |
스피드스케이팅과 프리스타일 스키에선 깜짝 금메달이 나왔다.
차세대 기대주 이나현이 하얼빈의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m에서 10초50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신 빙속여제’ 김민선을 0.004초 차로 제쳤다.
이 종목은 올림픽 및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치르지 않는 생소한 종목으로, 개최국 중국이 스타트가 좋은 자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이 종목을 이번 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넣었다. 대신 한국 선수들이 강점을 보이는 매스스타트를 뺐다. 하지만 중국 선수들은 4,5,6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누구도 예상 못한 금메달을 획득한 이나현은 “평소 100m 훈련하듯 그냥 뛰었는데, 좋은 기록이 나왔다”면서 “여자 500m에선 색깔과 상관없이 메달을 따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훈 경기 모습 [연합] |
이승훈(서울스키협회)이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은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7.5점을 따내 우승을 차지했다.
하프파이프는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회전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심판들이 채점해 순위를 정하는 종목이다. 이승훈은 결선 1차 시기부터 9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으며 우승을 예감했고, 3차 시기에서 더욱 완벽한 연기로 자신의 점수를 뛰어넘고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국이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따낸 메달은 2017년 삿포로 대회 남자 모굴에서 최재우가 수확한 은메달이 유일했다. 한국은 이날 하프파이프에서만 최초의 금메달을 포함해 3개의 메달을 쓸어 담았다.
이채운 [게티이미지] |
‘스노보드 천재’ 이채운(수리고)은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채운은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90점을 얻어 류하오위(중국·76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역대 최연소 기록(16세 10개월)으로 우승한 이채운은 당초 이번 아시안게임엔 주종목 하프파이프에만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회 직전 참가 신청을 한 슬로프스타일에서 먼저 금메달을 획득하며 12∼13일 하프파이프의 기대감을 높였다.
컬링 믹스더블 한일전 결승에선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경애-성지훈은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믹스더블 결승전에서 일본의 고아나 도리-아오키 고에게 6-7로 져 준우승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여자부 은메달을 획득한 ‘팀 킴’ 멤버였던 김경애는 삿포로 대회 여자부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입상에 성공했다.
한국은 9일 쇼트트랙 남녀 1000m와 남녀 계주, 그리고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메달 레이스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