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가니에르 수제자, 서울 매장 맡아
“블랙트러플 송아지+장미꽃 디저트 추천
프랑스산 고급 재료·한국 제철 식품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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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에리에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총괄셰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밸런타인데이엔 송아지 볼살 요리와 바슐랭 케이크를 추천합니다.”
프레데릭 에리에(Frederic Eyrier)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총괄셰프가 최근 진행한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밸런타인데이에 어울리는 메뉴를 소개했다. 프랑스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 35층에 있다.
레스토랑 이름인 피에르 가니에르(Pierre Gagnaire)는 ‘요리계의 피카소’ 등의 찬사를 받는 미쉐린(글로벌 미식 안내서) 스타 셰프다. 그의 대표 레스토랑인 ‘피에르 가니에르 파리’는 1998년 이래 ‘미쉐린 3스타’를 유지하고 있다. 런던, 파리, 서울 등에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매장의 주방은 그가 수제자로 인정한 프레데릭에게 맡겼다.
프레데릭 총괄셰프는 “1998년 파리 발자크 호텔(Hotel Balzac) 레스토랑에서 피에르 가니에르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며 “그의 제안으로 2012년부터 총괄셰프를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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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에리에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총괄 셰프. 이상섭 기자 |
프레데릭 셰프가 추천한 송아지 볼살 요리와 바슐랭 케이크는 연인에게 어울리는 메뉴다. ‘전복과 블랙 트러플을 곁들인 송아지 볼살 브레이징’은 화이트 소스에 프랑스산 블랙 트러플을 사용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요리”라고 강조했다.
화려한 외형의 프랑스 디저트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한다. ‘바슐랭 케이크’는 머랭, 바닐라 아이스크림, 라즈베리 등을 넣은 디저트다. 접시에 빨간 장미 꽃잎이 뿌려진다. 프레데릭 셰프는 “밸런타인데이에는 레몬파이 같은 새콤함보다 따뜻한 느낌의 달콤한 디저트가 어울린다”며 “프랑스에서는 이날 초콜릿케이크, 오페라케이크(커피시럽과 초콜릿을 넣어 층층이 쌓은 케이크), 바닐라밀푀유 등을 많이 먹는다”고 했다.
프랑스는 ‘디저트 천국’으로 불린다. 그만큼 이곳에서도 디저트는 메인요리 못지않게 중요하다. 프레데릭과 함께 일하는 신지훈 셰프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디저트의 매력을 프랑스산 고급 재료와 창의적 메뉴로 꼽았다. 그는 “전통 프랑스 디저트 맛을 내기 위해 ‘발로나(Valrhona)’ 브랜드 초콜릿, ‘엘르앤비르(Elle & Vire)’ 버터·생크림 등 유명 프랑스 재료를 직접 수입해 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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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슐랭 케이크’ 이상섭 기자 |
깻잎, 홍삼 등 한국 전통 식품을 이용한 디저트도 선보인다. ‘홍삼 수플레’가 대표적이다. 푹신한 수플레(Souffle·거품 낸 달걀흰자를 오븐에서 구운 요리) 안에 쌉싸름한 홍삼을 넣었다.
한국적인 디저트는 신 셰프의 손을 거친다. 그는 세계 3대 요리대회로 꼽히는 ‘IKA 독일세계요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실력파 셰프다. 2024년 개인전에서 디저트를 포함한 5코스 메뉴로 수상했다.
신 셰프는 “국내에서 프랑스 요리는 ‘미식의 나라’ 명성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가 많다”고 소개했다. 그가 추천한 ‘비프 콩소메(consomm)’와 ‘비프 부르기뇽(Bourguignon)’은 소고기 국물을 떠먹는 요리다. 특히 ‘비프 콩소메’는 갈비탕과 비슷하다. 각종 허브를 넣어 복합적인 향미가 난다. ‘비프 부르기뇽’은 갈비찜과 유사하지만, 간장이 아닌 레드 와인으로 완성한다. 장시간 끓여 고기가 매우 부드럽고, 와인의 풍미까지 즐길 수 있다.
그는 “‘어니언(양파) 수프’와 ‘라따뚜이(ratatouille)’도 감칠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잘 맞는다”고 추천했다. 라따뚜이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통해 인기를 얻은 음식이다. 각종 채소를 토마토소스에 버무려 오븐에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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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훈 셰프.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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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훈 셰프. 이상섭 기자 |
모든 요리는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다. 신선한 재료가 우선이라는 프레데릭 셰프의 신념이 투영됐다. 프레데릭 셰프는 “프랑스에서는 제철 시기와 품종에 따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다”며 “실제 감자 품종만 해도 4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이어 “재료 준비에 오랜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도 프랑스 요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소스를 3일 동안 만들고, 이틀 동안 고기를 와인에 재우는 것도 일상이다. 소스도 빼놓을 수 없다. 프레데릭 셰프는 “프랑스 요리의 핵심은 소스”라고 강조하며 “디저트에도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다”고 했다.
프랑스 요리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소개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것이 첫 번째, 다음은 순간의 감정과 느낌에 따른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밸런타인데이 메뉴가 고민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그날의 느낌에 따라 음식을 고르면 좋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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