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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 [Pixabay]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독소 배출과 체중 감량을 위한 주스 클렌징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지만, 주스만 섭취하는 식단이 오히려 장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웨스턴 나우 뉴스는 최근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노스웨스턴대 연구를 인용해 야채와 과일 주스만 먹는 식단은 단 3일만으로도 염증과 인지 저하와 관련된 장 및 구강 박테리아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14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연구했다. 3일간 한 그룹은 주스만 섭취했고, 다른 그룹은 통곡물과 함께 주스를 섭취했다. 세 번째 그룹은 통곡물 식물성 식품만 섭취했다. 연구팀은 식단 전, 식단 중, 식단 후에 타액, 대변 샘플 등을 수집해 박테리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주스만 마신 그룹에서 염증 및 장 문제와 관련된 박테리아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주스와 통곡물을 함께 섭취한 그룹에서도 유해균이 증가했지만 그 변화는 미미했다. 반면 식물성 식품만 섭취한 그룹은 장 건강과 염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유익균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 채소와 과일을 착즙하는 과정에서 섬유질이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섬유질이 없이 단순당만 남으면 염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가 번식하게 되며, 특히 주스의 설탕 함량이 높을 경우 해로운 박테리아의 번식을 더욱 촉진해 장과 구강 미생물군을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노스웨스턴 의대의 수석 연구자 멜린다 링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스를 건강한 클렌징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섬유질이 거의 없는 주스를 과다 섭취하면 미생물 불균형이 발생해 염증과 장 건강 저하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주스를 단독으로 마시기보다 통곡물과 함께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링 박사는 “주스를 선호한다면 다른 식물성 재료와 블렌딩해 섬유질을 유지하거나, 주스와 통곡물을 함께 섭취해 미생물군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