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민주주의 연대 만들어야”
비공개 대화 포함 총 1시간30분 회동
비공개 대화서 金 ‘개헌’ 필요성 강조
李는 “내란 극복 집중할 때”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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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13일 만남에선 ‘당내 통합’에 공감대가 모였다.
다만 김 전 지사의 ‘개헌’ 필요성 제안에 대해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고 한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두 사람은 오후 4시 30분께 만나 각각 공개 모두발언을 한 후 비공개 대화를 이어갔다. 회동은 오후 6시께 종료됐고, 배석자 없는 독대를 포함해 총 1시간 30분 정도 만남이 이뤄졌다.
모두발언에선, 김 전 지사의 민주당 복당을 두고 이 대표는 ‘환영 인사’를 건넸고 김 전 지사는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이 대표와 김 전 지사 모두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감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이 대표에게 “우리 당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합 행보’를 거듭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 전 지사를 만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정말 고생 많았다”라고 환영 인사를 한 뒤 “지금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떄문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정말 민주당이 크고 더 넓은 길을 가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금 현재 대한민국 헌법파괴세력, 반국민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는데 헌정파괴 상황을 극복하고 헌정질서를 유지하는 국민의 삶을 지켜나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며 “저는 헌정수호세력 그리고 내란극복을 위해 모든 세력들이 뭉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정수호연대를 얘기했는데 모든 범위에서 최대한, 국민들께 희망도 드리고 대한민국이 다시 우뚝서는 길에 김경수 지사가 함께 손잡고 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전 지사는 “복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축하까지 해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민주헌정질서를 바로잡는 것, 그리고 어지러운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게 이 시대에 우리가 풀어야 가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시대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선 첫째로 더 넓고 강력한 민주주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대표께서도 동의해 줬듯 이런 연대만이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세력과도 손을 잡고 첫 번째 정권교체를 이뤄낸 바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면서 “힘을 합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아울러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또 “만일 이번에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오늘 이 자리가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승리를 만들어 내는 통 큰 통합의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당내 다양성을 확대해야 한다며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김 전 지사는 “우리 당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며 “이 대표께서도 다양성은 정당 본질이자 생명이라고 말씀하셨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는 “당원 중심이 되고 진정한 민주당 주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대폭 열어줘야 한다”며 “민주당이 혁신해 나가야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또 “우리 당 정체성이나 노선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은 민주적 토론과 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민주당 정책을 만드는 과정은 우리가 곧 만들어갈 새로운 정부의 미래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을 보며 국민들이 민당에 국정을 맡겨도 된다는 확신을 가질 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며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통합이란 시대정신 구현을 위해 저도 민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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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두 사람은 비공개 회동에서도 헌정 수호, 민주주의 수호 연대를 확장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이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와 김 전 지사가 헌정수호와 민주주의 연대 필요성에 공감한 부분과 관련해, 두 사람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기나 구성을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야5당이 얘기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확장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전 지사 측 김명섭 대변인은 “김 전 지사가 국민께 말했듯 더 넓은 민주주의 연대, 강력한 민주주의 연대라고 하는 궤를 같이 한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또 김 전 지사가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의 노선을 바꿀 수 있는 정책 추진 때 숙의를 거쳐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은 “(이 대표가) 주요 정책에 대해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민주적 절차 정당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가 최근 줄곧 강조해온 개헌 필요성과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다만 두 사람은 시각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개헌 관련해서 김 전 지사가 계속 말씀하셨던 원포인트 개헌, 2단계 개헌 관련해 지속적으로 말씀을 했다”며 “이 대표는 개헌과 관련해서 경청했고 다만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다, 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과 관련해선 이날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두 분이 오늘도 (비공개 자리에서) 1시간이나 허심탄회하게 말씀을 나눴기 때문에 추후 만날 가능성이 얼마든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