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아빠’ 기요사키 “경기 연착륙 환상 버려야…증시 붕괴 대비하라” 제시한 생존 전략은?[투자360]

로버트 기요사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글로벌 경제 및 자산 시장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요사키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엑스, 옛 트위터)를 통해 “경기 연착륙에 대한 꿈을 꾸지 말고 증시 붕괴와 불황,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충격을 사전에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기 연착륙을 약속하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환상적 상황을 가정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단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기요사키는 경제 위기의 징후로 대규모 해고 사태와 일자리 감소 등을 꼽았다. 그는 “해고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기에 6만5000개의 일자리를 줄일 예정”이라면서 “석유 회사를 비롯해 닛산,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 회사도 수천개의 일자리를 감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요사키는 그동안 개인이 직접 앞으로 다가올 경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로버트 키요사키 X 캡처]


지난 9일(현지시간) 기요사키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세계 경제가 ‘대공황’에 진입하고 있다”며 “주식 시장이 최악의 폭락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4년에 남긴 ‘부자아빠’의 예언이 올해 현실화 되고 있다”며 “시장이 차례대로 무너지는 과정에서 세계 경제에 대공황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공황이 찾아올 경우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주식, 일자리, 집을 잃게 될 것”이라며 “최악의 폭락 사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금, 은,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택가격이 폭락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지만, 모든 부동산에 해당되진 않는다”며 “상업용 부동산에 속하는 사무실과 소규모 대여 공간은 최악의 상황을 마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기요사키는 “금, 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준비된 사람들에게는 이번 대공황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요사키는 지난 몇년 간 증시 붕괴 가능성을 수차례 경고해왔다. 하지만 그의 경고와는 다르게 지난해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열풍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역사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방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위협’을 지속하고 있지만 미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관세를 둘러싼 잡음(noise)을 무시하고 주식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한 주간 1.5% 오르며 역대 최고점 갱신을 다시 눈앞에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부터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고, 4월부터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두루 고려해 ‘상호 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음에도 뉴욕증시는 이 같은 발표에 별다른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고자 16일(현지시간)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로이터]


투자자들이 과연 트럼프 관세가 가져올 충격을 제대로 평가하고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있다.

모건스탠리의 앤드루 슬리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관세가 그렇게 징벌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당초 기대와 비교해 증시에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투자자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시장 심리는 여전히 약하다는 점에서 트럼프 관세 계획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이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GW&K 투자운용의 빌 스털링 글로벌 전략가는 “관세 문제는 현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라며 “최종 규모나 범위, 시기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알려진 무지’(known unknowns) 범주에 속한다”라고 평가했다.

월가 주요 금융회사들도 이와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연간전망에서 관세 문제가 경제를 내려앉게 할 주된 하방 위험(downside risk) 요인으로 지목했고, 에버코어 ISI는 미 행정부 정책의 불명확성이 시장 심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S&P 500 상위 50대 기업의 일일 주가 변동 폭을 토대로 산출한 주가 취약성 지표가 3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상장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무역 긴장과 관련한 기업들의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 [신화]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실적 발표에서 오는 3월 4일로 시행이 연기된 멕시코·캐나다산 수입품 25% 관세가 시행될 경우 미 자동차 업계에 전례 없는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전략가는 “대(對)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가 연기되기 전 S&P 500이 잠시 급락했던 것에서 우리가 배운 교훈은 미 증시가 인내심을 가지고 과민 반응을 보이지는 않지만 동시에 악재를 받아들일 여력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뉴욕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저점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었던 동력을 그동안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제공해왔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경우 시장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골드만삭스의 스콧 루브너 단기분석 전문가는 “지금은 수영장에 물이 차 있는 상태”라며 향후 투자자들의 저점 매수세 유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의 구루’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수영장에 물이 빠지기 전까진 누가 벌거벗고 수영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라며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야 누가 부실을 감춰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가 트럼프 관세 계획이 그대로 실행될 것이라고 반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이미 반영한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RBC 글로벌 운용의 에릭 라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위협이 없었다면 미 증시는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에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25% 보편 관세를 가격에 완전히 반영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관세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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