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올해 코스피 예상 영업익 16.5조 ‘뚝’…그래도 증권가 “삼천피” 이유는? [투자360]

에프앤가이드, 코스피 상장 194개社 올해 예상 年 영업익 분석
작년 12월 말 282兆→올해 2월 265.6兆…三電으로만 8.8兆 ↓
‘美 정책 리스크 직격탄’ 반도체·2차전지·車·鐵·가전株 ‘뚝’
코스피는 2600선 돌파…“관세 압박·실적 악화 ‘先반영’”
수급 기대에 ‘삼천피’ 예측 솔솔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신동윤 기자 정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관세 전쟁’ 압박 속에 대형 수출주 중심의 국내 증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약화할 조짐을 보인다. 올해 코스피 대표 상장 종목 영업이익 합산액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치 눈높이가 올해 들어서만 16조5000억원 가까이 하향 조정되면서다. 다만, 증권가에선 관세에 따른 하방 압력보다 증시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릴 호재가 많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세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을 만큼 증시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 속에 방산, 조선, 원전 등 ‘트럼프 수혜주’를 중심으로 한 반등세가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2600선을 넘어선 코스피 지수가 연내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포인트 이상)’에 도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올해 들어 三電으로만 예상 年 영업익 8.8兆 하락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 상장 194개사의 올해 연간 예상 영업이익 합산액은 265조605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282조880억원과 비교했을 때 16조4824억원(5.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예상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종목은 8조7861억원(-21.81%)을 기록한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였다. 작년 말 40조2853억원에 달했던 2025년 연간 예상 영업이익 규모는 31조4992억원까지 줄어들며 30조원 선을 겨우 지켜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연간 예상 영업이익 합산액 감소분의 절반이 넘는 53.31%를 삼성전자 한 종목이 차지할 정도였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암운이 드리운 이유는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부진이 꼽힌다.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아직 이렇다고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전체 매출의 70% 수준을 기록 중인 레거시(범용) 반도체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JP모건은 지난 13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25의 모멘텀 덕분에 주가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DS 부문의 기술력과 실적 개선 시그널을 확인하기 전까진 주가 회복력이 지속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적 하향폭이 큰 다른 종목들의 공통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클 것이라 우려되는 반도체, 2차전지, 가전, 철강 자동차 섹터 대표주라는 것이다. 반도체법·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보조금에 대한 감축·폐지 방침의 직격탄을 맞거나, 트럼프 관세의 1차 타깃이 된 멕시코·캐나다 등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체결국에 생산기지를 설립한 기업들의 ‘된서리’가 예고된 셈이다.

연간 예상 영업이익 감소액 2위는 SK하이닉스(1조6679억원, -4.89%)가 차지했고, 3~5위는 차례로 국내 2차전지 대표주로 꼽히는 LG화학(1조3751억원, -41.35%), 삼성SDI(9330억원, -61.22%), LG에너지솔루션(8846억원, -33.24%)이 이름을 올렸다. 6위는 가전주 LG전자(6474억원, -15.62%), 8위는 자동차주 현대차(5461억원, -3.63%)였다.

이미 25% 관세 조치를 부과받은 철강주 포스코홀딩스의 연간 예상 영업이익 감소액은 6172억원(-17.14%)으로 7위에 올랐다.

“관세·실적 악화 先반영”…수급 기대에 ‘삼천피’ 예측 솔솔


주목할 점은 미국발 글로벌 관세 전쟁이라는 대외적인 악재 속에서도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591.05)보다 19.37포인트(0.75%) 오른 2610.42에 장을 마치며 지난해 10월 29일(2617.80) 이후 석 달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2차전지 등 주요 섹터 대형주에 대한 실적 악화 우려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를 즉각 부과하는 게 아니라 상대국의 관세 장벽 조사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만큼, 본격적인 관세 부과는 4월 이후가 될 것”이라며 “관세 정책이 결국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증시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트럼프 발 악재가 만들어내는 주가 하방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은 관세 이슈에 대한 주가의 저항력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트럼프가 부과하려는 관세 수위가 향후 증시를 크게 흔들 정도로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종전 협상이 개시되며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것도 국내 증시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변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만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국내 증시 반등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연간 코스피 예상치를 제시한 증권사들도 ‘삼천피’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을 열어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KB증권이 제시한 연간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은 2980이다. 지난해 SK증권(3206), 신한·키움·유안타·대신·LS증권(3000) 등이 제시한 수치보단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올해 코스피 지수의 강한 반등세를 점친 셈이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반도체, 자동차 섹터 등에 나타났던 수급 쏠림 현상이 올해 들어선 완화되며 다양한 섹터로 온기가 확산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특정 섹터로 좁게 몰렸던 수급이 조선, 방산, 에너지·화학, 기계, 제약-바이오, IT 등 다양한 섹터로 펼쳐지는 국면”이라며 “강력한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전체 지수를 견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광혁 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고(高)밸류에이션 국면이란 평가 속에 중국, 일본, 유럽 등 다른 증시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머니 무브가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던 국내 증시 역시도 혜택을 볼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코스피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13일 17조원을 넘으며 지난해 8월 5일(18조7817억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선물 시장에서는 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며 ‘큰손’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 기대감도 일고 있다.

비록 연간 예상 영업이익 감소 폭은 가장 크지만,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반도체 섹터에 대한 투자 접근도 유효하단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삼성전자의 상반기, 하반기 영업 비중은 각각 36% 대 64%로 예상된다. 1분기 ‘바닥’을 찍은 후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의 이익 패턴을 보일 것”이라면서 “중국 내수 진작 효과로 IT 기기 재고가 크게 줄면서 제조를 위한 메모리 수요가 자연스레 증가하고,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수익성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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