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수호신’ 신진서, 파죽의 18연승…신라면배 한국 5연패 달성

中 딩하오 9단과 접전 끝에 승리

‘바둑 삼국지’에서 파죽의 18연승으로 5회 연속 한국 우승을 이끈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연합]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국내 바둑계에서 ‘수호신’이라 불리는 신진서 9단이 ‘바둑 삼국지’에서 파죽의 18연승으로 5회 연속 한국 우승을 이끌었다.

신진서는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6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 딩하오 9단과 242수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2회 대회부터 중국을 따돌리고 신라면배 5회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어 신진서는 22회 대회부터 18연승을 달리며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 치웠다.

전날 13국에서 리쉬안하오 9단을 제압했던 신진서는 이날 우승 결정전에서 중국의 실질적인 1인자인 딩하오를 상대로 초반 팽팽한 경쟁을 이어갔다.

백을 잡은 신진서는 중반으로 접어들며 좌상귀 전투에서 미세하게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그러나 중앙에서 흑에 두터운 벽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불리해진 신진서는 우변과 우상귀에서 현란한 흔들기를 구사하며 재역전을 노렸다. 반면 딩하오는 중앙에서 백돌을 공격하며 승부를 결정지으려 덤볐다.

하지만 신진서는 서두르는 딩하오의 빈틈을 파고들어 절묘한 수순으로 요석인 흑 2점을 잡아 극적인 재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승부는 하변 패싸움이었다. 치열한 팻감 경쟁 속에 신진서는 패를 졌지만 대가로 우상귀에서 백돌을 크게 살려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패색이 짙어진 딩하오는 30여수 가까이 더 두다가 결국 돌을 던졌다.

이로써 한국은 농심배에서 통산 17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중국은 8회 우승했고 일본이 한 차례 정상에 올랐다.

신진서는 대국 후 “지난 대회 6연승보다 올해 2연승이 더 어렵다고 느낄 정도로 오늘 바둑은 너무 힘들었다”며 “고비도 여러 번 있었지만, 이런 큰 승부에서는 실수 하나하나가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성을 잡고 마지막까지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번 3차전에는 박정환 9단은 물론 설현준 9단도 동행해 함께 연구해준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났던 것 같다. 우승에 큰 보탬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농심배에서 통산 18승(2패)째를 거둔 신진서는 역대 다승 순위에서 판팅위(21승 9패)와 이창호(19승 3패)에 이어 박정환(17승 10패)을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농심배 우승 상금은 5억원이고 준우승은 상금이 없다. 제한 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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