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하다가…” 한국 2030 사이에서 급증했다는 ‘이 병’

매독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일본과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매독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의 감염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6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독 환자는 2786명이었다. 10년 전인 2014년의 1015명보다 2.7배 늘어난 수치다.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는 3.3%(93명)를 차지했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매독이 급증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경우 매독 감염 건수가 2022년 20만7255건으로 195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일본도 그해 1만3228명의 매독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독은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임신 중 태아에게 직접 전염될 수 있다. 질병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되는데, 1기에는 감염 후 약 3주(10~90일) 잠복기를 거쳐 첫 증상이 나타난다. 입술, 성기 등에 통증 없는 작은 궤양이 생기며 1~5주 후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2기에는 온몸에 발진이 발생하며 발열과 인후통 같은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구강, 생식기, 항문 등에는 습한 사마귀 모양의 병변이 생긴다.

치료가 지연될 경우 발생하는 3기 매독은 특히 위험하다. 3기가 되면 다양한 기관에 손상을 주며, 비가역적인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 뼈, 간 등에 나타나는 염증성 종괴인 ‘고무종’이나 심혈관계에 이상이 생긴다. 또 기억력 감퇴, 마비, 보행 장애, 시력 저하 등을 겪는다.

이 단계에서는 항생제 치료를 받아도 손상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매독균이 근육·내장까지 침범한 경우 치료받지 않으면 감염자의 50~70%는 사망에 이른다.

최근 매독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 AV 배우 무토 아야카. 재검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무토아야카 인스타그램]

최근 국내에서는 매독 합병증 때문에 실명 위기에 놓인 사례도 늘고 있다.

국제학술지 ‘성감염병’ 최신 호는 강북삼성병원 안과 송수정 교수, 창원삼성병원 안과 김은아 교수, 한양대 의예과 류수락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매독 환자 빅데이터(44만8085명)를 분석한 결과 1.4%에서 매독균 감염으로 눈에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포도막염으로, 2010년 10만명당 0.18명이던 환자 수가 2019년에는 1.58명으로 9년 만에 8.7배나 늘었다. 매독성 포도막염은 매독 진단 후 평균 2~3년 후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견줘 매독성 포도막염 발생 위험이 1.5배가량 높았다.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주변 망막, 공막, 각막, 유리체 등이 함께 손상되고 백내장, 녹내장은 물론 심하면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보면 30대 남성(남성 매독 환자 중 21.2%)과 20대 여성(여성 매독 환자 중 18.2%)의 포도막염 감염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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