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A 정회원 자격도 넘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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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 등 국제 현안 대응을 위해 꾸려진 한국화학산업연합회(KOCIC)가 출범 20년 만에 해산한다. 한때 국내의 대표적인 화학산업 관련 기관이었지만, 지난해 11월 한국석유화학협회가 한국화학산업협회로 기관명을 바꾸고 외연을 넓히자 존재감이 사라지며 정리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학산업연합회는 현재 한국화학산업협회로 기능을 이관하고 흡수통합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연합회를 통합하는 작업은 연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당 연합회는 국제 화학업계 대표기구인 ‘국제화학단체협의회’(ICCA)에 가입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됐다. 당시 국내 업계는 화학 산업의 국제 현안에 대해 국내 목소리 전달을 위해 ICCA 정회원 가입을 추진했지만 산업 대표 기관이 없단 이유로 가입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내 화학관련 12개 기업과 8개 단체가 모여 연합회를 꾸렸다. 출범 직후 회원사는 무려 508곳에 달했다.
출범 초기 굵직한 성과도 냈다. 연합회는 2007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2번째로 ICCA 정회원 자격을 얻었고, 이듬해에는 ICCA 이사회 멤버 자격(1석)까지 획득했다. 이후 국내 화학산업 대표 단체 및 ICCA 정회원으로서 글로벌 기업·단체와 정보 교류를 담당했다. ICCA 내에선 화학물질관리정책·보건위원회, 에너지·기후변화위원회에서 추진하는 활동과 회의에 참여하며, 국내 산업계 의견 반영과 국제 동향에 대한 정보도 취합했다.
주요국 단체 중 교류가 활발했던 일본화학공업협회(JCIA)와는 2022년까지 한일연례회를 총 13회를 열었다. 이밖에 유엔환경계획(UNEP)과 ICCA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화학물질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전략적 접근(SAICM)’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다만 국내 석유화학 대기업들을 회원사로 거느린 한국화학산업협회가 주요 업무를 수행하며, 상대적으로 연합회의 역할은 글로벌 동향 파악 및 수출 현안 업무에 그치는 등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017년 9월부터는 협회 내에서 사실상 ICCA 활동 등을 위한 사무국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한국석유화학협회에서 한국화학산업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외연을 확장하자, 연합회의 존재감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앞서 협회는 국내 석유화학 업종의 불황이 길어지자 전통 석화기업 외에 정밀화학 및 첨단소재 업체 등도 회원사로 끌어들이려 협회명 변경을 의결했다. 이후 협회와 연합회 간 중복 업무가 더욱 늘어, 결국 연합회 해산을 검토하는 분위기로 흐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연합회의 해산이 완료되면 ICCA 정회원 자격도 협회 측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화학산업협회가 협회명을 바꾼 이후 연합회의 역할도 하게 된만큼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며 “ICCA 자격의 경우, 양 기관의 통합 증명 자료를 제시하면 자격이 유지된다는 ICCA 측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