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정책논쟁…이재명 ‘경제’ 앞세워 ‘비호감’ 씻는다 [이런정치]

11일 이후 유튜브 등 방송 5곳 출연

단기간 집중 출연…1당 대표로 이례적

신년 기자회견 이후 각종 현안논의 주도

당내 긍정평가…탄핵정국서 안정감 부각

“악질비난 얼마나 많았나…정책에 집중”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삼프로TV 여의도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삼프로TV’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진행자들과 경제 현안 등에 관해 대화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헤럴드경제=안대용·박자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부쩍 더 토론의 중심에 서 있다. 언뜻 민주당이 기존에 우선순위로 삼았던 부분에 대해 당대표가 수정 입장을 피력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쟁점화 하는가 하면, 급기야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이라고 규정하며 당 정체성 논란을 촉발하기도 했다.

쟁점마다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슈를 주도하고 논쟁을 마다하지 않는데, 일각에선 ‘정책 방향이 오락가락한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정작 이 대표를 때리면 때릴수록 이슈 자체가 이 대표로 수렴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도 마무리되고, 점점 더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정책 논쟁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책 관련 사안에서 이 대표가 지적을 받고 비판의 대상이 되더라도 수정 논의를 이어가면서 되레 ‘토론이 가능한 정치인’으로서 수권능력을 더욱 부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정책 논의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이 대표에게 줄곧 따라붙어온 비호감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1일 이후 보름간 당이나 자신의 채널이 아닌 다른 방송 또는 유튜브 채널 5곳에 출연했다. 11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을 시작으로 14일 ‘이동형TV’, 18일 ‘새날’, 19일 MBC ‘100분 토론’, 24일 ‘삼프로TV’ 등에 나왔다.

MBC 100분 토론을 제외한 4곳은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수 76만~264만의 이른바 ‘대형 채널’이다. 27일에는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출연이 예정돼 있다.

정치권에선 원내1당이자 제1야당의 당대표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1시간 넘게 진행되는 방송에 출연하는 일 자체를 이례적인 일로 본다. 이 대표는 최근 출연 방송에서 자신이 공개 발언을 통해 던진 정책 화두와 관련해 첨언하거나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18일 유튜브 채널 ‘새날’ 출연 방송에선 “민주당이 중도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해 민주당 정체성 논란을 직접 불러오기도 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삼프로TV 여의도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삼프로TV’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진행자들과 경제 현안 등에 관해 대화하는 모습. [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지난달 23일 ‘성장 우선 담론’을 들고 나왔던 신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경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고 본다. 설 연휴 이후 이달 첫째주에는 3일 당에서 개최한 반도체특별법 정책디베이트를 주재하고, 5일 ‘트럼프 2.0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토론회 좌장도 맡았다.

지난주엔 ‘민생경제 회복과 성장을 위한 현장 방문’을 주제로 현대자동차 공장 등 현장 방문 일정에 집중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기업의 성장 발전이 그 나라 경제 성장의 전부”라고도 했다.

일각에선 반도체특별법이나 상법 개정안 논의를 두고, 최근 ‘친기업’을 내세우고도 기업의 입장에서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방향을 설정한 것에 대해 ‘이 대표가 오락가락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를 때리면 때릴수록 되레 더 부각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여당의 비판도 사실상 ‘이재명 반대’에만 그치는 모습이다.

당내에선 이 같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본다.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악질적 비난이 얼마나 많았나”라며 “이렇게 적극적인 정책 행보로 관련 이슈가 집중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정부나 여당 지도자가 아닌, 야당 대표의 안정감이 더 부각되는 상황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친명 의원은 “대표는 민생 행보를 해야 한다. 그게 대통령의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현 시점 차기 대권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다자대결 구도’에서 이 대표가 오차범위 밖 1위를 계속 지키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항목에서 이 대표는 설 연휴 이후 발표된 2월 2주차, 2월 3주차 조사에서 각각 34% 응답을 얻어 공고한 지지세를 유지 중이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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