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맘’ 되려면 6억 더 내라고?” 대치동 전월세 계약 건수 40% 줄었다[부동산360]

대치동 인근 세 단지 전월세 계약 ‘뚝’


대치동 ‘제이미 맘’ 이소담으로 변신한 개그우먼 이수지. [유튜브 ‘핫이슈지’]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세보증금 15.7억→21.5억원” “은마아파트 5.1억→7.3억원”

새학기를 앞두고 대치동 대단지 아파트의 전월세 계약이 전년보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제도(토허제) 해제로 대치동 매매가가 순식간에 수억원씩 올랐는데, 전월세값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매년 1~2월만 되면 대치동의 공인중개업소가 임대차 계약자들로 붐벼야 일반적이지만,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발길도 줄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인근의 대단지 아파트(래미안대치팰리스·대치아이파크·도곡렉슬) 3곳에서 올해 1월부터 이달 26일까지 체결된 전·월세 계약은 총 9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153건)와 비교했을 때 41% 줄어든 건수다. 부동산 거래의 경우 신고기한이 한달이어서 아직 올해 거래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는게 인근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대치동 학원가와 가장 인접한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전세 11건, 월세(반전세 포함) 12건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각각 10건, 8건씩 줄었다. 그마저도 대부분 계약이 갱신된 것으로, 신규계약건수는 9건에 불과했다.

대치아이파크도 두 달간 전월세 계약이 21건밖에 체결되지 않았다. 전년(27건)과 비교했을 때 6건이나 줄었다. 토허제 해제 지역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효과를 보고 있는 도곡렉슬의 경우에도 두 달간 85건의 전월세 계약이 이뤄질만큼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했지만, 올해는 46건에 그쳤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전경. 홍승희 기자


임대차 계약이 크게 줄은 데에는 전월세값이 급등한 탓이 크다. 최근 토허제 해제로 대치동의 매매 호가가 한 번에 수억원씩 올랐는데, 이를 추격하는 매수세가 따라붙으면서 전세 보증금까지 밀어올린 것이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월 들어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전용면적 94.5㎡는 15억7500만원이었던 보증금이 21억5000만원으로 6억원 가까이 상향조정돼 갱신계약이 체결됐다. 도곡렉슬에선 월세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전용면적 84.99㎡는 토허제 해제 기대감이 선반영된 지난 1월 월세가 167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랐다. 2월 말에는 114.99㎡ 전세보증금이 14억원에서 17억5000만원으로 급등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이상섭 기자


토허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재건축 단지도 폭은 적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79㎡는 2월 초 보증금 3억4650만원에 월세 63만원이던 월세계약이 각각 5억원, 88만원에 갱신됐다. 전세의 경우에도 같은 달 보증금이 오르긴 했지만 4억9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재계약 되는 등 상승 폭은 모두 1~2억원대였다.

인근 주민들은 토허제가 대치동의 전월세값까지 밀어올려 거래가 ‘뚝’ 끊겼다고 입을 모은다. 대치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허제가 해제되면서 전월세 값도 많이 올랐다”며 “문의만 많고 실제 계약은 없어 수입도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개포동 등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수요가 분산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12월에 갑자기 비상계염이 터지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도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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