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EO 불러낸 이복현 “불건전 영업행위 방치했다” 질타

금감원, 생·손보협회장·보험사 CEO 간담회 개최
“절판 기승·폰지 연루 등 ‘단기실적 만능주의’ 탓”
건전성 하방 압력 더 커져···‘자본의 질’ 관리 당부
지급여력비율 150% 완화 검토···제도적 지원 추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이 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5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보험업계는 과도한 수수료 선지급 등에 따른 법인보험대리점(GA) 등 판매채널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여전한데, 이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모아 불건전 영업관행과 만연한 단기실적 만능주의를 지적했다. 보험업계가 올해 책무구조도, 내년 금융권 최초 ‘경영진 보상체계 모범관행’을 도입하는 만큼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절판마케팅 기승, 보험설계사의 폰지사기 연루 등 보험업계에 단기실적 만능주의가 커지고 있다”면서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질타했다.

그는 이런 영업 행태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져 보험산업의 존립 기반을 흔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책무구조도도입과 내년 모범관행 시행 등을 계기로 내부통제 강화와 장기성과 위주의 조직문화 조성을 강조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 국제권고 기준에 부합하는 모범관행을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 방식을 장기 경영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이 원장은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 계획도 내비쳤다. 그는 “과당 경쟁, 시장질서 훼손 등의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올해 닥칠 건전성 위기에도 적극 대응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보험산업의 재무건전성에도 하방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보험회사의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하나 금리에 민감한 보험 특성상 금리 하락 시 순자산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 발행이 증가하면서 보험사의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도 보험사 건전성의 핵심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현재 권고 수준인 150%보다 완화해주는 방향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원장은 지난해 출범한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논의된 개선 방안도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업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보험판매수수료 개편 등 이미 발표된 정책이 신속히 제도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계리감독 선진화 로드맵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연내 IFRS17 기초가정과 관련한 지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5월 보험사 CEO 간담회에 이어, 이번 간담회에서 제안된 내용도 철저히 검토해 감독·검사업무에 반영할 것”이라면서 “규제 완화와 정비를 통해 보험사의 경영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보험사 CEO들은 지나친 경쟁이나 단기 이익에만 몰두해 생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내부통제 강화·조직문화 쇄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책무구조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자회사·부수업무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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