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이어 테슬라 참전?…印,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 급부상 [여車저車]

테슬라, 印서 매장 건물 물색…현지 진출설 ‘솔솔’
테슬라 유럽·중국 판매량 급감도 인도 진출 가능성 높여
인도 정부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 30% 달성 목표
현대차·기아, 인도서 친환경차 생산 현지화 속도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중국과 북미 시장에 이어 인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계 완성차 기업으로 첫 인도 증시 상장에 나서며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는 현대자동차에 이어 미국 테슬라의 진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다.

1일 로이터와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는 지난해 말부터 인도에서 매장으로 사용할 공간을 물색해 왔으며, 최근 뉴델리와 뭄바이에서 임차할 건물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인도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테슬라는 앞서 지난 2021년에도 인도 진출을 추진했지만, 높은 수입차 관세에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3일 모디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전에 트럼프 정부의 실세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과 먼저 회동하면서 테슬라의 인도 진출이 가시권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여기에 최근 테슬라가 받아든 저조한 판매 성적표도 인도 진출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과도한 유럽 지역 정치 개입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지난달 유렵 현지 판매량이 급감했다. 독일에서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59.5%, 프랑스 63.4%, 스웨덴 44.3%, 노르웨이와 영국에서는 각각 37.9%, 7.8%씩 줄었다.

중국 판매도 크게 줄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월 중국에서 6만3238대를 판매,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11.5% 줄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BYD 등 중국 브랜드의 공세와 더불어 판매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블룸버그도 최근 “인도의 전기차 시장이 중국에 비하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테슬라가 최근의 판매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인도 내 전기차 판매량 규모가 100만대 수준까지 확대, 전체 판매량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현지에 전기 승용차 제조시설을 설립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인도 전기차 제조 촉진 계획(SPMEPCI)’을 발표했다.

장재훈(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아쉬쉬 차우한 인도증권거래소(NSE) 최고운영자(CEO) 등이 지난해 10월 현대차 인도법인의 인도증시 상장을 기념하는 타종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인도에서 친환경차 생산 현지화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다. 지난해 양사는 인도에서 55만9984대를 판매,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L)이 인도 증권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로 신규 상장하는 등 현지 시장 선점을 향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팩 조립공장 설립 등 전기차 생산 현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내년 초 브랜드 첫 현지화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크레타 EV를 양산하고, 오는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도 485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인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전기차 및 전기차 인프라에 대한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과 가격 등 여러 요인에서 합리적인 포인트를 찾는다면, 인도 시장의 빠른 전동화 전환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며 인도 친환경차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외에도 인도 승용차 점유율 1위 마루티 스즈키와 4위 마힌드라 마힌드라 등도 올해를 기점으로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루티 스즈키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4종을 인도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바라트 모빌리티 쇼’에 참석해 브랜드 첫 번째 순수 전기차 이비타라를 공개한 바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아직 내연기관 모델 비중이 절대적이고, 저가형 모델이 주를 이루는 등 테슬라의 시장 진출을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그러나 인도 정부가 관세 인하 등 유인책을 내놓는 등 테슬라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테슬라가 인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테슬라의 인도 진출이 현실화할 경우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