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보복” 캐나다에 트럼프 “보복하면 그만큼 상호관세” 충돌…미 상무 극적 대안 내놓나

트럼프발 관세전쟁 격화 조짐
캐나다·멕시코·중국 “보복 조치”
트럼프는 “그만큼 상호관세” 엄포
미국 내 물가 인상 등 우려 커져


4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운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캐나다 25% 관세 부과에 대해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맞불 보복 관세를 즉각 발효한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대로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관세를 부과하자 해당 국가들이 즉각 보복을 예고하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보복 관세 부과하면 그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다만 관세를 두고 물가 인상 등 각종 우려가 나오고 있어 협상 가능성도 남은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


▶캐나다 “30조원 관세 부과” 즉각 보복=이날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에 맞서 보복 관세를 즉각 발효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지속될 경우 21일 후 추가로 1250억 캐나다달러(약 125조원) 규모의 추가 보복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해 “어떠한 정당한 근거나 필요성도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미국 동부시간 0시를 기준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예고대로 캐나다,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했다. 중국산 제품에는 지난달 부과한 10%에 더해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멕시코, 중국 역시 보복 조치를 준비한 상황이다. 앞서 중국도 미국산 농·축·수산물을 주요 표적으로 삼는 보복 관세 조치를 즉각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미국산 닭고기 등 2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하고, 수수 등 711개 품목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오는 9일 구체적인 적용 품목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첫날 캐나다 윈저와 미시간주 사이에 위치한 다리에서 캐나다 국기와 미국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AFP]


▶트럼프 “보복 시 상호관세” 맞불=관세 대상 국가들의 보복 조치에 트럼프 대통령도 맞불 작전을 예고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캐나다의 트뤼도 주지사에게 설명 좀 해달라”며 “그가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우리의 상호관세는 즉각 같은 수준만큼 인상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뤼도 총리를 ‘총리’가 아닌 ‘주지사’로 격하하면서 캐나다에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캐나다의 보복이 있으면, 대통령이 관세의 범위를 늘리거나 확대할 수 있다”는 조항도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웃 국가들 사이에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각종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대형 소매업체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즉각적인 가격 인상을 경험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가전업체 ‘베스트바이’ CEO도 물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존 윌리엄스 총재도 “올해 안에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상무부는 일부 타협 가능성 시사=트럼프 행정부도 해당 국가들과 타협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장관은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와 캐나다 측 인사들이 오늘 종일 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신들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래서 저는 그가 그들(멕시코·캐나다)과 함께 뭔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트럼프 대통령)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우리는 아마 내일 그것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중간 어느 지점이 그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해당 발언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경감 방안을 발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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