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 아파트 경매도 불붙었다

송파 ‘헬리오시티’ 경쟁률 87대 1
토허제 해제가 집값 기름 부은격
강남 3구 낙찰가율 상승세 지속
‘묻지마식 경매’ 참여는 경계해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들의 모습 [연합]



#. 지난 6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동파크자이’ 전용면적 85㎡ 경매에선 응찰자가 45명이나 몰려들었다. 한 차례 유찰됐던 이 아파트는 이날 감정가(13억5000만원)보다 높은 13억6023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진 송파구에선 지난달 경매시장에서 87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5㎡는 1월 1차 매각기일에선 주인을 찾지 못했지만, 2차 매각기일에선 87명이나 몰리며 감정가(18억3700만원)보다 3억2077만원 높은 21억5777만원에 낙찰됐다. 2010년 서울 아파트 입찰자 규모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강남권 등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본격화되자, 부동산 경기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시장도 다시 들끓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3구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4%로 전년 동기(90%) 대비 7.4%포인트 올랐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91.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3구와 강동구 신축 호가가 올라 낙찰가도 오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작년부터 뜨거웠던 강남 부동산 시장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기름을 부었다”며 “앞으로 서울에서 강남3구·마용성·목동 등 인기 지역의 집값만 오르는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시가 지난달 송파구 잠실동을 비롯해 강남구 삼성동·대치동·청담동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어준 뒤 해당 지역 집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3월 첫째주(3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68% 급등했다. 2018년 첫째주(0.76%)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강남구의 상승폭(0.52%)도 6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도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서울 핵심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양측은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에 대한 거래 동향 모니터링 및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일부지역에서 집값이 반등하면서 경매를 통한 ‘저가매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무턱대고 경매에 뛰어들었다가는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는 10일 2차 매각기일을 앞둔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119㎡는 최저 입찰가가 26억2400만원으로, 감정가(32억8000만원)는 물론 최근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9억원 가까이 저렴하다. 해당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달 8일과 17일 각각 34억5000만원(21층), 35억5000만원(7층)에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37억까지 불리고 있다.

문제는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 파악이 어렵다는 데 있다. 강은현 소장은 “현재 임차인은 소유자와 가족관계로 소유자가 무상거주확인서를 제출한 상태이나, 법원에선 소유자가 아닌 임차인이 작성한 것만 인정한다”면서 “임차인이 무상임차인으로 확인이 안되면 전세금을 돌려줘야하고, 최악의 경우 낙찰자가 2억6000만원에 이르는 입찰보증금을 모두 포기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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