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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10일(현지시간) 15% 이상 급락하면서 5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이에 이날 머스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 사업 운영에 큰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테스크 주가 하락에 더해 머스크 소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다운되는 일도 벌어졌다. 모두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정치에 깊숙이 개입해 나타난 초유의 현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5.43% 급락한 222.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9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테슬라는 7주 연속 하락하며 2020년 나스닥 상장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최측근인 만큼 각종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해 12월17일 479.86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고점 대비 53.7%가량 하락한 상태다.
시가총액은 8000억달러가 증발하면서 7168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테슬라는 한때 시가총액 8위까지 진입했다가 현재는 11위까지 후퇴한 상황이다.
이날 폭락에는 미 증시 전반을 강타한 관세전쟁 격화와 경기침체 우려에 더해 테슬라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해외 시장 곳곳에서 테슬라의 최근 판매 실적이 급감한 것을 반영한다.
미 언론들은 “머스크가 정치에 깊게 개입할수록 그의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밤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테슬라의 트럭 모델인 ‘사이버트럭’ 4대가 불에 타는 사건이 벌어졌다. 머스크는 민주당 관련 단체의 방화라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것은 미친 짓”이라고 엑스에 썼다.
머스크는 지난 9일 엑스에 “테슬라 시위를 주도한 5개 단체를 찾아냈다”며 이들이 민주당 정치인과 진보 단체들을 위한 기부 플랫폼인 ‘액트블루’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시위가 민주당 진영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머스크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가 이날 오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에서 일시적으로 접속이 안 되는 현상이 있었다. 인터넷 모니터링 사이트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인도, 호주, 아르헨티나,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엑스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다는 이용자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머스크는 이날 오후 1시25분 그의 엑스 계정에 올린 글에서 “엑스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아직도 진행 중)”라며 “우리는 매일 공격을 받지만, 이번에는 많은 자원이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크고 조직화한 집단, 또는 국가가 관여하고 있다”며 “추적 중”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해당 글을 엑스가 다운된 배경에 모종의 외부 공격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다른 엑스의 게시물에 답글로 올렸다. 머스크가 공유한 게시물에는 “처음엔 정부효율부(DOGE)에 대한 항의 시위, 그 다음엔 테슬라 매장들이 공격받았다. 이제 엑스가 다운된다. 이것이 엑스에 대한 공격의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