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급락했지만 ‘큰손’ 매매 견조
거시경제 변수 감소땐 하반기 반등
![]() |
비트코인 장세가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 등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좌우되는 흐름 속 공격적 투자는 지양할 시점이라 조언한다. 다만 지표상 ‘큰 손’들의 매매 흐름이 견조해 여전한 ‘강세장 주기’라는 진단이다. 친(親) 가상자산 정책에 속도가 붙으면서 연말 12만달러 도달 가능성이 나온다.
▶비트코인 -27%…‘큰 손’ 지표는 견조 =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올 들어 -27%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 1월 22일 10만6136달러를 고점을 찍고 지난 11일 7만7467달러까지 떨어졌다.
전날 미국과 우크라니아가 ‘30일 휴전’에 합의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이 커지자 8만 3000달러 전후를 오가는 흐름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소폭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9월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1월까지 강세장을 거쳤다. 5만3949달러(9월7일)에서 10만6136달러(1월22일)까지 99.73% 급등했다.
하지만 2월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국 대상 강경한 관세 부과 기조를 이어가면서 급등락 장세로 전환됐다.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과도기(transition)’를 인정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마저 드리웠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 대비 ‘큰 손’ 매매 지표는 견조하다. 지난해 12월 31일 비트코인이 9만3384달러를 기록할 당시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표’는 -0.237%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거래소 내 큰 손들의 매매 흐름을 추측하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 1월 20일 10만달러를 재돌파했을 때는 -0.112%였다.
이에 비해 지난 11일 가격은 8만2992달러에 그쳤지만 당시 지표(-0.022%)는 더 높았다. 7만7000달러대를 기록한 그 전날에도 지표는 -0.065%에 그쳤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지만 큰 손들의 매매활동은 상대적으로 덜 위축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시장은 미국에서 ‘센티멘트’가 개선될 때까지 계속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온체인 활동이 크지 않고 주요 지표가 중립적인 만큼 강세장 주기는 여전히 온전하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투자 지양하고 현금 비율 유지=트럼프 정책발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변동 장세가 관측된다. 이에 레버리지 투자를 지양하고 현금 비율을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지위를 유지하면서 올 연말께 상승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을 비롯한 위험 자산 시장이 하락세를 겪고 있다”며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과도한 레버리지를 지양하고,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관세 정책 등 매크로 변수가 줄어드는 하반기는 본격 반등 시점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빠르게 가상자산 정책을 추진하는데다 미 의회, 규제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전향적으로 돌아섰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높았던 시장 기대만큼 조정이 발생하는 시점이라 진단하면서도 올해를 ‘온체인 금융 개화기’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디지털 금’으로 변화하면서 연말 반등 흐름을 예상했다.
임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이번 (트럼프) 정부 들어 ‘디지털 금’으로 관점이 바뀌면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확대되고 비트코인과 금 가격 비율이 40~50 구간에 안착, 금 가격이 300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비트코인은 12만~15만 달러 도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