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약” 잘못 먹었다가…‘이 증후군’ 걸려 목숨도 위협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모다피닐 혹은 아르모다피닐 등을 잘못 복용했다가 피부가 벗겨지고 온몸에 물집이 생긴 모습.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국내에서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기면증 치료제 모다피닐 혹는 아르모다피닐을 복용한 싱가포르인들이 급성 피부질환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하는 스티븐-존슨 증후군(SJS)과 독성 표피 융해성 괴사증(TEN)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 동안 18에서 57세 사이의 남성 7명과 여성 2명이 모다피닐이나 아르모다피닐을 복용했다가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이들은 길거리 판매상이나 지인을 통해 해당 약물을 구입해 복용했으며, 일부는 에너지 증진을 위해 해당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을 인용해 이들 중 6명이 스티븐-존슨 증후군에, 3명이 독성 표피 융해성 괴사증을 겪었다고 전하며, 다행히 환자들이 회복 중이고 사망자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존슨 증후군의 50% 이상, 독성 표피 융해성 괴사증의 80~95%가 약물로 인해 발생하며, 두 질환 모두 발진, 피부 박리, 구강과 눈 및 생식기의 궤양을 유발한다. 심할 경우 내부 장기까지 침범해 생명까지 위협한다. 스티븐 존슨 증후군의 사망률은 1%, 독성 표피 융해성 괴사증의 경우 5~50% 정도다.

HSA는 “40대 남성 환자는 몸에 생긴 물집과 피부가 벗겨져 고통스러워했고, 심각한 구각 궤양으로 인해 며칠간 음식 섭취나 의사소통이 어려웠다”며 “20대 남성 환자는 얼굴과 가슴, 팔, 다리, 생식기, 발바닥 등 몸의 60%에 물집이 생겨 생명이 위험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재 의사의 처방 없이 이 약들을 구매하거나 복용할 수 없다. HAS는 소비자에게 출처가 불분명한 약을 절대 구매하거나 복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모다피닐과 아르모다피닐은 애초 기면증 등 수면 장애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물이다. 이들은 비암페타민 중추신경계 자극제로 졸음을 억제하고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어, 일부 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집중력 향상을 위해 ‘똑똑해지는 약(스마트 드럭·smart drug)’으로 오남용되기도 한다.

특히 심각한 피부 질환 외에도 심장 질환, 고혈압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물론, 불안, 환각, 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싱가포르의 한 의사는 “스티븐-존슨 증후군과 독성 표피 융해성 괴사증은 드물긴 하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광범위한 피부 손상과 심한 경우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지도 아래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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