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입주 미룰까?” 내릴 줄 모르는 잔금대출 금리에…입주민들 ‘고심’[부동산360]

‘장위 자이 레디언트’ 잔금대출 금리 속속 안내
금리 여전히 4%대…“입주 미룰까” 고민도


4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장위자이레디언트 공사 현장. 해당 단지는 3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잔금대출의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워 새 아파트 입주 날짜를 최대한 늦추려는 예비 입주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금융권이 가계대출 금리를 하나둘씩 인하하고 있지만, 아직 잔금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아파트 입주율은 소폭 상승했음에도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오히려 더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입주 예정인 장위 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 입주민들에게는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속속 잔금대출 조건을 안내 중이다. 지난 11일 기준 국민은행은 5년 혼합고정금리로 4.27%를 제시했으며, 우리은행은 4.25%, 기업은행은 4.06%를 안내했다.

시중은행의 잔금대출 금리는 ‘금융채 5년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진 값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은행은 10일까지 가산금리를 1.3%포인트(p)로 선정하고 아직 인하하지 않은 상태다. 기업은행은 가산금리가 1.2%로 0.1%포인트 저렴하지만, 대출 한도가 감정가의 최대 70%로 타행(80%) 대비 10%나 낮다.

이처럼 잔금대출 조건이 여전히 까다로운 상황에서 입주자들은 입주날짜 선정에 신중한 모습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시중은행이 속속 대출금리 인하를 시작한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 하락을 기다려보자는 것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한해 14일부터 가산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장위 자이 레디언트 입주 예정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분위기와 달리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 연체이자 내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늦게 입주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일단은 원리금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은행을 선택해 놓고 나중에 갈아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의 금리가 현재보다 더 떨어지기는 힘들 거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와중에도 총량 관리를 주문하고 있어 은행들이 대출을 맘 놓고 내어주기가 곤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잔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예비 입주자들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수도권을 중심으로 입주 비율은 늘었지만, 전국적으로 잔금대출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들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이 11일 발표한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에 따르면 2월 전국 입주율은 70.4%로 12월 대비 6.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도권이 74.1%에서 80.2%로 6.1%포인트 상승했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미입주 원인이다. 입주율이 64.5%를 기록한 지난 1월에는 주요 미입주 원인으로 ‘기존 주택 매각 지연’(42.1%)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잔금 대출 미확보’(26.3%), ‘세입자 미확보’(21.1%), ‘분양권 매도 지연’(5.3%) 순이었다. 하지만 2월 들어서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 응답이 줄어든 대신 ‘잔금 대출 미확보’ 비중이 37.9%로 11.6%포인트나 급증했다.

최근에는 주택·건설협회들이 정부에 ‘중도금 집단대출 잔금전환 개선’을 건의하기도 했다. 중도금의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잔금대출은 DSR이 적용돼 이 과정에서 입주를 포기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건설사들은 이같은 입주포기가 잦아지면 건설사들이 경영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호소한다.

주산연 관계자는 “대출규제 완화 기조로 기존주택 거래지연현상은 감소했으나 신축아파트에서는 금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입주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출완화 정책이 아직 신규시장 전반에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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