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2언더파 공동 30위
통산 최다승(20승)에 1승 남아
“6승씩 올리던 2021, 2022년
그때 느낌 찾고 터닝포인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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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13일 태국 푸껫 블루캐니언CC에서 개막한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 11번홀에서 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
[헤럴드경제(푸껫)=조범자 기자] “통산 최다승이요? 선수라면 우승에 늘 욕심이 나지만, 저는 그보다는 제 골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샷과 퍼트가 경쟁력이 있는지 늘 신경쓰거든요. 그래도 올해 목표는 우승이네요, 하하.”
박민지(27)의 얘기는 끝까지 들어봐야 했다. 우승에 무심한 척 했지만, 올시즌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을 불태웠다.
13일 태국 푸껫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한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만난 박민지는 “올해는 메인스폰서 대회(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와 메이저대회인 KLPGA 선수권대회, 5연패에 도전하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어떤 대회건 우승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박민지는 섭씨 32도의 무더운 날씨 속에 치러진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로 공동 30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성적은 공동 4위. 남은 라운드에서 역전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박민지는 정규투어에 데뷔한 2017년부터 매년 우승컵을 들어올려 통산 19승을 기록했다. 고 구옥희와 신지애가 갖고 있는 KLPGA 투어 통산 최다승(20승)에 바짝 다가섰다. 1승을 보태면 최다승 타이, 2승이면 투어 신기록이다. 지난 겨울 말레이시아 전지훈련에서 샷감각을 다듬은 그는 한결 건강해진 모습이었고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자신감 넘쳐 보였다.
“감이 생각보다 좋아요. 물론 2021년, 2022년보다 좋을 수는 없죠. 그때 기억을 되살리면서 계속 가깝게 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때 가졌던 생각, 그때 했던 스킬을 자꾸 떠올리는 거죠. 지금이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박민지는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6승씩 쓸어담으며 대상과 상금왕을 석권했다. 그야말로 무적이었고, 박민지 천하였다. 당시 ‘대세’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절정의 경기력을 수식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통산 상금랭킹 1위(62억5609만원), 한 시즌 최다상금 1위(15억2137만원)와 2위(14억7792만원)에 이름을 올렸고,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선 사상 최초로 단일대회 4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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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13일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올시즌 새롭게 호흡을 맞춘 캐디 이순석 씨와 나란히 걷고 있다. [KLPGA 제공] |
대기록을 준비하는 올해 전지훈련에선 지난해 3,4라운드에서 급격히 떨어졌던 체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병행했다. 그는 “올해 벌써 투어 9년차다. 어린 친구들과 같이 경쟁하려면 예전보다는 체력관리에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2023년 말부터 3차 신경통으로 고생한 박민지는 “아팠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었다. 예전엔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했는데 아프고 나서부터 음식과 일상 루틴을 건강한 쪽으로 계속 신경을 쓰고 있다. 작년보다 컨디션이 훨씬 나아졌고, 지금은 거의 아프지 않다”고 웃어 보였다.
지난해 아픔을 딛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상금을 모두 기부해 감동을 준 박민지는 올시즌 새로운 캐디 이순석 씨와 호흡을 맞추며 빛나는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통산 20승, 언젠가는 하겠죠. 선수생활 할 날이 앞으로 많이 남았다고 믿고 있거든요. 신지애 언니는 정말 대단한 것같아요. 무엇보다 우승을 그렇게 많이 했으면서도 늘 스스로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잖아요. 정말 존경스럽고 저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