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제7공화국’ 이달 말 출간 예정
韓 ‘국민이 먼저입니다’ 지난달 발간
尹석방-선고일 미정에 속도 조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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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왼쪽부터)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보수 진영의 대권 주자들이 출판 정치에 열 올리고 있다. 저마다 정치 철학을 내세운 ‘비전서’를 내놓으며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다만 대통령 탄핵심판이 종결된 지 보름이 넘도록 선고기일이 잡히지 않는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각 주자가 ‘속도 조절’에 나선 기류도 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비전서 ‘다시 성장이다’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오 시장은 미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선거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과 유사한 ‘다시 성장’(KOGA·KOrea Great Again)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내적으로는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의 여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대외 상황을 딛고 ‘대한민국 4.0’으로 나아가려면 도전과 성취·약자·미래세대·지방·국제사회와 동행해야 한다는 제안이 골자다. 정식 출간일은 오는 25일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50여일간 페이스북에 게시한 정치 일기를 엮은 ‘꿈은 이루어진다’와 비전서 ‘제7공화국(Great Korea) 선진대국시대를 연다’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제7공화국’에는 개헌을 비롯한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 관한 홍 시장의 정책 구상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고 한다. 홍 시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책 출간 일정을 공개하고 “미래 대한민국에 대한 내 생각을 집대성한 책이 될 것”이라며 “우후죽순 난무하는 정략적인 개헌론보다는 차분하게 1년 이상 충분히 대한민국 미래 100년을 위한 제7공화국 헌법이 논의되고 난 뒤 여야 합의와 국민적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된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자서전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일찌감치 출간하고 대권 행보를 가시화했다. 책에는 비상계엄부터 당대표 직을 내려놓기까지 일대기가 담겼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2028년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기 위한 ‘3년 임기 단축’을 중심으로 한 개헌안도 제시됐다. 한 전 대표는 지난 5일 서울과 10일 부산에서 지지자와 친한(한동훈)계가 참석한 북콘서트를 열어 세를 과시했다.
차기 대선주자들이 정책 비전과 정국 구상을 담은 비전서나 자서전을 내놓는 건 자연스러운 대선 행보로 여겨진다. 개략적인 공약집이자 일종의 출사표로 기능해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8월 ‘사람이 먼저다’를 출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7년 7월 17대 대선을 앞두고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를 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같은 해 2월 ‘온몸으로 부딪쳐라’,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등의 저서를 잇달아 썼다.
다만 탄핵정국에서 여권 주자들은 운신의 폭을 좀처럼 넓히기 힘든 상황이다. 자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인 데다, 이후 보수 결집 현상으로 당 지지율 상승세를 경험했다.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가 인용되며 석방된 점, 헌재의 고심이 길어지며 선고기일이 잡히지 않은 점도 주자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에 여권 주자들은 보수 지지층을 향한 구애의 메시지도 동시에 내고 있다. 법원이 대통령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한 지난 7일 여권 주자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다. 오 시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으로 바람직한 결정이 나왔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그동안 줄기차게 윤 대통령 구속은 불법 구속이니 구속취소 하라는 내 주장을 받아준 법원의 결정에 대해 격하게 감사드린다”며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한 전 대표도 “법원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취소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