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석방 압박 속 지상군 투입 확대
국제사회, 휴전·인도지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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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베에리 키부츠(집단농장)의 하마스 공격 피해 현장 설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일부를 영구적으로 점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강화했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 하마스는 미국과 이집트가 제시한 중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휴전과 인도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
22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군에 가자지구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마스가 모든 인질을 송환하지 않으면 점령 지역을 확대하고 영구적 통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군에 따르면 2023년 10월 하마스가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인질 251명을 끌고간 이후 아직 남아있는 인질은 59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24명은 생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마스는 인질을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 등 은신처 곳곳에 나눠 감금하고 이들을 명분으로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도 최근 휴전을 끝내고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3월 1일 ‘휴전 1단계’가 만료된 이후 하마스와의 휴전 연장 논의가 난항을 겪자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지원 반입을 중단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작전의 목표는 하마스 지휘부 살해로, 지난 20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의 군사정보 조직의 수장이자 표적 감시부대 지휘관인 오사마 타바시를 표적 공습으로 살해했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재개한 지난 18일 이후 사흘간 사망자는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카츠 장관의 가자지구 영구 점령 발언에 대한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최근 미국과 이집트가 각각 제안한 휴전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라마단 기간(3월 29일 종료)과 유월절(4월 20일 종료)까지 휴전을 연장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향후 영구 종전 합의를 위한 협상 시간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이와 함께 이집트도 별도의 중재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이집트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집트는 미국의 보장을 전제로 ▷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일정 ▷남아있는 인질 석방 방안을 포함한 일을 마련했으며, 이에 대해 미국은 일단 승인 의사를 보냈다. 다만, 하마스는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 조건으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영구 휴전 보장을 요구해왔으며, 이번 중재안 역시 이러한 요구가 충족되는지 여부가 협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도주의 위기 악화를 우려해 휴전 촉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물과 전기 등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고, 휴전 협상에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동시에 하마스에는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공습 재개에 대한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최근 예루살렘에서는 네타냐후 내각의 공습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으며,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인질 송환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군사작전 재개는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집트와 카타르 등 중재국은 인도 지원 재개와 함께 양측에 협상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