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4기 LG화학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에게 사업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정부 지원책 중 연구개발(R&D) 세제 혜택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4기 LG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에서 석유화학 지원 관련 후속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르면 올해 상반기 후속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스페셜티 위주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R&D 연구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신 부회장은 판단한 것이다.

신 부회장은 “정부 발표에 대해 굉장히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정부와 석유화학 업계가 합심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15조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 과잉 투자가 이뤄졌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이 진행했고, LG화학에 배정된 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는 다 집행하지 않았다”며 “화학 사업만 봤을 때 시설 투자 규모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2조5000억~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잡았지만 우선 순위를 고려해 1조원 이상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도 다양한 옵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매각 논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4기 LG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신 부회장은 주총에서 올해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언급, 위기 극복을 위해 3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3개 목표는 ▷3대 신성장 동력(전지소재, 지속가능성 소재, 바이오)의 질적인 성장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 ▷성과 중심의 R&D로의 전환 ▷사업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현금 흐름 개선 등이다.

3대 신성장 동력에 대해서는 “전지재료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지속가능성 소재의 경우 차별화 역량 확보가 가능한 분야를 선별해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약은 고도화된 통찰을 통해 기존 과제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R&D 방향에 대해 “내부 자원 최적화뿐만 아니라 외부 협력 및 AI·디지털전환(DX) 활동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현금 흐름 개선에 대해서는 “모든 비용을 원점에서(Zero Base)에서 면밀히 분석 후 내부 효율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우선 순위 조정과 최적의 자원 투입으로 재무 건전성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행의 해’로 삼아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실행력 강화에 집중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속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마무리했다.

LG화학은 이날 주총에서 ▷배당절차 개선 및 지점 등 설치에 관한 정관 변경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권봉석 ㈜LG 부회장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조화순·이현주 사외이사 재선임 등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