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 닫을래요” 24시간 포기하는 편의점들, 왜?

24시간 미운영 점포 비율 증가
외곽 지역 및 특수 점포 늘어나
매출 대신 운영비용 절감 선택


한 편의점 직원이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편의점 점포 수가 5만개를 넘을 정도로 증가했지만,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인건비 등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해 영업시간을 단축하면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GS25의 24시간 미운영 점포는 전체 점포 중 23.6%를 차지했다.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 비중은 2019년 15.0%에서 2020년 16.7%, 2021년 19.1%, 2022년 21.0%, 2023년 21.2%로 증가세다.

CU 역시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 비중이 지난해 17.0%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기준 CU 점포 수는 전년보다 696개 늘어난 1만8458개, GS25는 722곳 증가한 1만8112개로 집계됐다. 편의점 점포 수가 늘어나면서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증가한 셈이다.

점포 수가 감소 중인 세븐일레븐은 24시간 미운영 점포 비중이 2023년 19%에서 지난해 18.5%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 점포 수가 1만3130개에서 1만2152개로 7.4%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24시간 점포 수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24시간 미운영 점포는 비용 절감 목적이 크다. 편의점을 심야 시간까지 운영해 벌어들이는 매출보다 인건비 등으로 나가는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 회사 등 특수 점포의 출점이 늘면서 야간에 운영을 하지 않는 점포가 늘었다”며 “도심 외곽에 있는 점포들도 야간 매출이 기대만큼 확보되지 않으면 점주들과 협의해 인건비나 전기료라도 아끼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전년보다 170원 인상됐다. 여기에 야간근로수당, 주휴수당 등을 고려하면 점주가 부담해야 할 몫은 커진다. 결국 인건비와 매출 사이에서 수익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하지 않으면 고객 입장에서는 영업을 하지 않는 편의점이라는 인식이 박혀 저녁부터 아침까지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하지만 운영 비용을 조금이라도 절감할 수 있어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점주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편의점 점포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별도기준)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5921억원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304억원으로 4.6% 줄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지난해 매출은 8조6661억원으로 전년보다 5.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946억원으로 10.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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