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3월 인텔 낸드 인수 완료 후 中 사업전략 완성”

D램 가격인상 신호 “분위기 이어질 지 예의주시”
HBM 경쟁 심화 우려에 “수익 악화 가능성 낮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이천)=김현일 기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달 중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하고 미국의 규제 범위 내에서 중국 현지 사업장 운영 전략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쟁사 마이크론이 D램 가격 인상을 시사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점차 회복 신호를 보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속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곽노정 사장은 27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7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국 공장 운영계획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미국 정부의 규제 범위 내에서 고객 대응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을 고려해 지속 운영하려 한다”고 답했다.

특히 인텔이 대련에 설립한 공장에 대해 “(인텔 낸드 사업 인수) 2차 딜 클로징을 3월에 완료하고 좀 더 구체적인 운영 전략을 완성할 예정”이라며 “자산을 완전히 인수한 후에 추가적으로 전략을 보완해 향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이 전날 D램 가격 인상을 시사하는 서신을 유통 파트너사들에 보내면서 메모리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상락 SK하이닉스 글로벌 세일즈&마케팅 담당(부사장)은 “작년 하반기 축적된 재고가 많이 소비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약간 우호적”이라면서도 “관세이슈가 있어 고객이 미리 비축하는 효과도 없지 않아 보여 현재 분위기가 계속 갈 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27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제7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SK하이닉스 제공]


곽 사장은 이날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제품 양산을 하반기부터 시작해 HBM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HBM 시장 플레이어 증가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곽 사장은 고객 주문에 기반한 HBM 사업 특성을 언급하며 “과거처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곽 사장은 “HBM은 전통적인 코모디티(commodity)에서 벗어나 있는 시장”이라며 “고객의 주문을 어느 정도 확보한 후에 공급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 수요에 맞춰 캐파(생산능력)를 확보하고 생산한다”고 답했다.

이어 “올해 HBM 물량은 이미 공급 계약이 확정됐고, 2026년 물량은 올해 상반기 중 고객과 긴밀히 협의해서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대해 곽 사장은 직접 평가를 유보하면서도 “중국 회사는 내수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걸로 보인다. 레거시(범용) 제품과 중저가 제품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메모리 수요가 점점 프리미엄 제품, 고용량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그 추세에 맞춰 제품 믹스를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 투자 확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4월 2일 정리된 정책 방향이 나오면 그때 답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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