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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 [유한양행 제공]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타닙)’와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이중특이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56%가 3년 반까지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투여군의 44% 생존율보다 높은 수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폐암학회(ELCC) 학술대회에서 암 치료의 황금 표준인 ‘전체 생존기간(OS)’에 대한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EGFR 엑손 19 결손(ex19del) 또는 L858R 치환 변이가 있는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약 1074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과 경쟁약물인 ‘오시미터닙 단독요법’ 등을 평가하는 3상 임상이다.
연구 결과, 오시머티닙과의 직접 비교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은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중 EGFR 엑손 19 결손(ex19del) 또는 L858R 치환 변이를 가진 환자의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켰다.
오시머티닙을 사용한 경우 중앙 생존기간이 3년으로 나타난 반면, 렉라자 병용군은 아직 중앙 생존기간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1년 이상 연장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렉라자 병용군이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생존 개선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다.
니콜라스 지라르 파리 삭클레 대학교 흉부종양 및 호흡기내과 교수는 “렉라자 병용은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킬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EGFR 변이 폐암 치료에 있어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 추적 기간 37.8개월 시점에서, 화학요법이 필요 없는 렉라자 병용요법은 환자의 사망 위험을 25% 줄여 오시머티닙 대비 유의한 생존 이점을 보였다.
병용 투여 환자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아, 병용요법 투여 후 측정된 추적 관찰 기간을 넘어 생존 이점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경쟁약 오시머티닙 투여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36.7개월이었다.
생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때, 렉라자 병용은 오시머티닙 대비 12개월 이상의 생존기간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렉라자 병용은 두 개 내 무진행 생존기간(PFS), 반응 지속기간(DOR), 전체 반응률(ORR) 등 다양한 2차 평가지표에서도 오시머티닙을 능가했다. 특히 증상 진행까지 걸리는 시간(TTSP)을 14개월 이상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슈아 보우멀 존슨앤드존슨 의약품 부문 폐암질환 리더 박사는 “현재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은 20%에 불과한데, 이번 연구 결과는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강력한 희망을 보여준다”며 “이 치료는 단순히 생존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가족에게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이번 생존 데이터는 세계 각국 보건당국과 공유될 예정이다. 렉라자 병용이 EGFR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새로운 표준치료법으로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