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자동차업계도 비상…긴장 속 ‘USMCA 통한 부품 무관세’에 안도

미국-멕시코 USMCA 체제서 하나로 묶여
현지선 “미국산 판별 기준 설정 어려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업계가 ‘외국산 자동차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표에 직면해 비상이 걸렸다. 시나리오별 대응 태세를 마련, 점검에 들어갔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규정을 준수한 자동차 부품의 경우 당분간 무관세를 유지한다’는 백악관 언급에 일단 안도하면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의 대미 협상력에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멕시코 북부 산업단지 내에 입주한 한국계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측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조치에 대해 일단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안도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인근 페스케리아에 생산 법인을 둔 기아 멕시코도 딜러 거점 확대와 수출지 다변화 등 세부 전략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업체들은 유연성 있게 시나리오별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자동차 산업은 USMCA에 따른 니어쇼어링(인접지로의 생산지 이전) 효과를 노린 업체들의 집중 투자와 함께 발전해 왔다.

멕시코자동차협회(AMIA)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지난해 396만4012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이 중 70%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멕시코 내 한국 자동차 업계는 ‘USMCA 규정 준수 자동차 부품에 대한 일단 무관세’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백악관 측에서 ‘상무부 장관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과 협의해 보완 절차를 수립할 때까지 USMCA 적용 부품에 무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추가 설명한 것과 관련, 멕시코 정부에 협상 여지를 열어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자동차 산업에서 미국과 멕시코는 USMCA 하에서 이미 하나의 거대 생산 기지로 묶여 있다.

멕시코 내 자동차 업체는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보기 위해 ‘역내 산 부품 사용 비중 75% 이상’ 같은 USMCA 규정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 부품 중 어느 것이 미국 부품이고 어느 것이 멕시코 부품인지 구별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 당국도 미국산 판별 기준 정립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멕시코에 공장을 둔 ‘빅3’ 미국 자동차 업체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들 3개 업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지난 1·2월 ‘멕시코→미국’ 수출 부문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멕시코자동차협회는 비관적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로헬리오 가르사 협회장은 이날 금융기관 ‘바노르테 파이낸셜 그룹’ 팟캐스트에 출연,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채 격동의 시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USMCA 하에서 운영되던 기존의 원산지 규칙을 바꾸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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