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베팅’ 통할까…“‘대외 불확실성 돌파’ 현대차, 이젠 긍정 요인 반영될 차례” [종목Pick]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에서 차량에 사인하고 있다. 정 회장이 사인하는 모습을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 주지사가 바라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글로벌 ‘관세 전쟁’에 속도를 높이는 상황이지만, 현대차 주가는 긍정적 요인이 반영될 차례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국내 증권가에서 나왔다.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 기대되는 데다, 적극적인 대미(對美) 투자 발표로 대외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1만원’을 유지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 주가는 전장 대비 0.91% 오른 22만2000원이다.

김성래 연구원은 “현대차는 내연기관차(ICE) 대비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친환경차(xEV) 비중 확대 등으로 매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또한 “고환율 추세가 지속되며 매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44조1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5% 증가해 분기 단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0.2% 감소하나, 연초 추정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실시할 예정이란 내용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21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미국 백악관에서 발표하며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정면 돌파를 시사했다”며 “이를 통해 연초 강경한 25% 관세 부과 표명으로 지속돼 온 회사의 감익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긍정적 요인이 주가에 반영될 차례”라며 “4월 2일 트럼프 관세 발표 이후 제너럴모터스(GM), 웨이모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사업 협력 구체화 방안 및 계획 등이 점진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매크로·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축됐던 회사 주가의 상승 모멘텀(동력)을 재점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올해 2분기 평균 환율 수준을 고려했을 때 상반기까지는 긍정적 환율 효과가 유지될 것이며, 상반기 내 1조원 자사주 소각 실행이 멀티플 디스카운트(할인) 해소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이 발표를 예고한 상호관세 및 자동차 관세와 관련,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진행된 투자 발표가 큰 영광이라며 향후 로보틱스 등 신기술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AP]


정 회장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 발표 이후 협상은 정부 주도하에 개별 기업도 해야 하므로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210억달러 현지 투자) 발표한 것은 한 개 기업이기 때문에 관세에는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관세라는 것은 국가 대(對) 국가 문제이기 때문에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그 관세 정책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을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에 (현지 투자가) 조금 좋은 영향이 있다면 저희로서는 굉장히 노력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관세 부과 예고일인) 4월 2일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발언은 미국 백악관은 이날 오후 4시께 기자회견을 열어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앞서 정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10억달러(31조원) 규모의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국내기업이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


정 회장은 백악관에서 투자를 발표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선 “원래 여기 공장으로 초청했는데 루이지애나에 제철 전기로 공장을 건설한다는 얘기를 듣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면 백악관에서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며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발표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우 큰 영광이었고, 주지사나 상·하원 의원들과 같이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2019년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이미 미국 공장을 지을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이해를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또 현지 투자 이유에 대해선 “관세에 대비해 공장을 짓고, 제철소를 만든다기보다는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할 차량을 저탄소강으로 만들어 팔아야 하는 시기기 오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향후 투자 계획과 관련, “부품이나 부품에 들어가는 철판 등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라며 “로보틱스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미국 내 세 번째 생산거점인 HMGMA와 관련해선 “2019년부터 준비했는데 중간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빨리 지어졌다”며 “전기차뿐만이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할 것이고, 여기 시장에서 원하는 모델을 만들어 전 세계 공장 중에서도 중점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HMGMA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서 더 좋은 품질의 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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