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美中관계 韓 해법? “늦여름에 만날 것…의제 파악이 먼저” [헤경이 만난 사람-커트 통 더아시아그룹(TAG) 매니징 파트너]

“민감국가, 한국 대응할 필요 없다”
“트럼프, 북한에 다가갈 조짐 없어”


“미국과 중국이 늦여름쯤 첫 만남을 갖고 무역 협정에 이르기 위한 진지한 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커트 통(Kurt Tong) 더아시아그룹(TAG) 매니징 파트너는 지난 21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전망하고 “한국 기업과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언제 어떻게 만날지, 협상 의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정부 1기 당시 홍콩·마카오 미국 총영사를 지낸 통 파트너는 거래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협상 범위’가 더 넓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우방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손을 잡는 ‘사업가적 면모’를 앞세울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그는 양측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봤다. 통 파트너는 “미국은 양자 협상 공간에서 중국에 대한 영향력을 과대평가했을 것이다”라며 미국의 주요 협상 카드인 ‘관세’가 효과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세는 미국이 주로 사용하는 레버리지의 한 형태다. 기술도 그 일부지만 관세가 가장 큰 레버리지”라면서도 “중국의 시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해당 레버리지는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강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통 파트너는 “미국은 중국에게 (여러 시장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중국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통 파트너는 “중국은 미국이 관세를 적용하지 않길 바라지만 관세가 적용된다고 해서 중국 경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들은 이를 감당할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조정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미중이 이른바 ‘그랜드바겐(일괄타결방식)’에 나설 가능성 또한 적다고 설명한다. 통 파트너는 “한국은 미중 역학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매우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미중 갈등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세 뿐만 아니라 기술 제한도 있을 수 있다”면서 “국가 안보에 민감한 사람들이 중국에 대한 기술 유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오는 4월 15일 발효를 예고한 ‘민감국가’(Sensitive Coutry) 지정에 관해선 “안타까운 일로, (한미 간) 에너지 연구 협력에 매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 파트너는 다만 우리나라가 해당 사안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민감국가 지정은 널리 보도된 특정 사건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라며 “해당 제한은 DOE 연구실과의 협력에 국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미 관계에서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 파트너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확산한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두고 “지금 당장은 미국이 북한에 적극적으로 다가가 최우선순위로 삼을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해주는 대신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빅 딜(big deal)’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결국 김 위원장이 원하는 ‘반쪽 협상’에 먼저 나서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통 파트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다시 대화를 시도할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백악관과 국무부의 새 지도부는 북한에 대해 경험이 매우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과 협상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혜현·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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