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오르고 GM·포드·스텔란티스 하락
테슬라,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 미국 내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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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5월 19일 발리 덴파사르의 하위 지구 커뮤니티 건강 센터에서 인도네시아의 SpaceX Starlink 인터넷 서비스 출시식을 마치고 떠나는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방침에 미국 내 자동차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테슬라가 압도적인 승기를 잡았다.
테슬라가 배터리 등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지만,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해외 생산에 의존하고 있는 경쟁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주가는 이를 곧장 반영했다. 테슬라 주가는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장 중 한때 5% 이상 올랐다. 장 마감에 가까워지면서 상승분을 반납,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0.39% 오른 273.13달러로 장을 마쳤으나 같은 날 미국 완성차 업체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 대비 홀로 선방했다.
대표적인 미국 내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전일 대비 7.36% 급락했다. 포드 역시 3.88% 하락했으며 스텔란티스는 1.25% 떨어졌다. 이들은 멕시코에서 차량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관세의 영향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월가에서는 이번 자동차 관세의 명백한 승자로 ‘테슬라’를 꼽는다.
다니엘 로에스카 번스타인 분석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는 이기고, (포드·GM 등이 있는) 디트로이트는 고통받는다”라고 썼다.
그는 테슬라를 자동차 관세 부과 정책의 “명확한 구조적 승자”라고 칭하며 “테슬라는 현지화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무역 위험으로부터 더 잘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수익이 최대 30%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타이 미카엘리 TD 코웬 분석가는 “테슬라의 상당한 국내 공급이 회사를 상대적인 승자로 만든다”며 “특히 테슬라의 모델 Y는 세금이 부과될 차량의 절반에 가까운 중형 크로스오버 세그먼트에서 경쟁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고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로 테슬라가 ‘승자’가 될 수 있으며 적어도 경쟁사보다 피해를 덜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 등 미국 내에서 생산한다. 따라서 25% 관세를 낼 필요가 없고,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가 붙지만 전반적인 가격 경쟁력 면에선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자동차 수입 관세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에 타격을 주고 미국 소비자들의 차량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면서도 “많은 패배자 중에서 한 명의 승자가 두드러지며, 그건 바로 테슬라다”라고 짚었다.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관세 부과가 테슬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상황을 덜 반기고 있다.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분명히 말하면 이 조치(관세 부과)는 해외에서 조달하는 테슬라 차량 부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용 영향이 적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부진한 실적과 머스크의 정치 행보로 꺾인 민심도 여전히 경계할 부분이다.
마이클 틴달 HSBC 분석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3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 주가보다 50% 이상 낮은 수준이다.
그는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노후화된 차량 모델과 제한적인 주행 보조 기능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유럽에서는 브랜드 인식 문제가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슬라가 모델 업데이트를 자주 하지 않고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전략을 통해 지금까지 어느 정도 영향을 완화했지만,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 전략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틴달 분석가는 테슬라 로보택시에 대해서도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로 평가된다”며 “테슬라의 개발 일정은 반복적으로 지연되는 반면, 경쟁사들은 지속적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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