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총상금 1000만달러 돌파 “아직도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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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 만에 LPGA 투어 정상에 오른 김효주가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아직도 내가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한 듯해 너무 뿌듯합니다.”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7승을 획득했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로 일군 1년 6개월 만의 우승이다. 총상금 1000만 달러 돌파 기록도 함께 세웠다.

김효주는 30일(미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포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버디를 9개나 뽑아내고 보기 1개를 적어내 무려 8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했다. 김효주는 릴리아 부(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가진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파에 그친 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10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이후 1년 6개월 만에 투어 통산 7승째를 달성했다. 한국은 올해 LPGA 투어 개막전 우승자 김아림에 이어 김효주까지 2승을 합작, 미국과 다승 공동 선두로 나섰다.

김효주는 또 우승 상금 33만7500달러를 받으며 통산 상금 1007만1237달러를 기록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상금 1000만 달러를 넘어선 선수는 김효주가 28번째이며, 한국 선수로는 박인비와 양희영, 고진영, 김세영, 박세리, 유소연, 최나연, 김인경에 이어 9번째다.

김효주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승이 너무 오래 나오지 않아서 살짝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난 겨울 운동을 열심히 했다. 우승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했다.

동계훈련 때 체력 훈련과 함께 요가를 병행하며 파워와 유연성을 키웠다는 김효주는 “이번 대회부터 새로운 샤프트와 퍼터를 사용했는데, 좋은 샷감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내 우승까지 할수 있었다”고 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부터 사용한 제로 토크 퍼터로 신들린 듯한 퍼트 감각을 뽐냈고, 이날은 24개의 짠물 퍼트를 선보였다.

올해 스물아홉살인 김효주는 “주변에서 나이 든다는 말을 가끔 하는데 이번 우승으로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잘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효주는 매니지먼트사 지애드스포츠를 통해 밝힌 소감에서도 “아직도 내가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한 것같아 너무 뿌듯하다. 올시즌 한국 선수들의 상승 흐름에 좋은 기폭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효주는 연장전 세컨드샷을 치기 전 무당벌레가 공에 내려앉았는데 이게 행운의 징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빨리 치려고 했는데 무당벌레가 떠나질 않아서 날아갈 때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당시 무당벌레가 날아가길 기다린 뒤 침착하게 세컨드 샷을 날렸고 볼은 핀 1.8m 옆에 떨어졌다. 김효주는 이를 버디퍼트로 연결해 우승을 확정했다. 취재진이 무당벌레가 진짜 행운의 사인이라고 믿느냐고 다시 묻자 김효주는 엄지를 치켜들며 “네”라고 활짝 웃었다.

김효주는 애리조나와 좋은 기억도 이어갔다. LPGA 투어 데뷔 첫해인 2015년 3월 첫 우승을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파운더스컵에서 거둔 김효주는 “처음 우승한 곳이 애리조나라서 도착하자마자 첫 느낌이 좋았다”며 “이게 다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니 놀랍고 애리조나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김효주는 다음주 T-모바일 매치플레이에 출전하기 위해 곧바로 라스 베이거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는 “우승해서 너무 좋지만 기분 좋은 건 오늘 잠깐이다. 매치 플레이는 또 다른 경기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경기, 또 새로운 코스에 맞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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