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반등 기대 ETF에 자금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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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온 가운데 서서히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국내 투자자들에게서 조금씩 포착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올해 들어 4% 가량 하락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낙폭이 큰 1분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예외주의’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단 우려에 2월 말부터 하락세가 심화됐다.
3월 들어서도 각종 심리지수(소프트데이터) 악화에 이어 소비도 침체될 수 있다는 지표(하드데이터)들이 포착되면서 달러 약세는 계속됐다.
반면 유로화는 독일의 적극적 재정지출 정책과 이에 따른 성장률 개선 기대에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호주 달러화 등 주요 통화 역시 강세였다.
하지만 오는 2일(현지시간)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금융시장은 극도로 움츠러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31일 성장 둔화 우려로 약세를 보인 달러는 1일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상승하는 등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그날그날 이슈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
시장은 상호관세가 달러를 비롯한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호관세 발표를 불확실성 해소로 볼지, 대형 악재로 볼 것인지에 따라 변동성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4일 예정된 연설에서 관세에 따른 미국 경제 영향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달러화에 중요한 변수다.
국내 투자자들은 조심스럽게 달러가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 상장된 5개 달러 투자 ETF(레버리지 ETF 포함)에는 3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일주일 전부터는 자금 유입이 포착되고 있다. 반면 달러 약세를 기대하는 인버스 ETF 6개에선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이다.
다만 큰 틀에서 고공행진을 해온 달러화 고평가가 해소되는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인데다, 미국과 비(非)미국 지역 간 성장 격차가 축소되는 구도에서 달러가 단기에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보는 건 무리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상호관세 악재가 이미 가시화됐다는 면에서 2일 상호관세 시행 발표가 급격한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