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 이지 작시, AI(인공지능) 작곡
푸바오 비공개 때-재공개 후 두 편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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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성 판다기지에 눈이 내리던 3월31일 푸바오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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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에게 쓰는 노래편지8 화면캡쳐 |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산 첫 자이언트판다 푸바오가 일반에 다시 공개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푸바오에게 쓰는 노래 편지’가 눈길을 끈다. 푸바오 팬으로 추정되는 필명 ‘이지’ 씨가 시를 쓰고, 곡은 인공지능(AI)이 붙였다.
이 노래 편지는 푸바오의 신변에 변화가 있을 때 마다 새로운 가사의 곡으로 등장했는데, 가장 최근 것인 8편은 푸바오가 비공개구역에 있다가 다시 일반 방문객을 만날 수 있는 공개 방사장으로 옮긴 직후의 것이다. 비공개구역에 머무르던 7편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노래는 별, 사랑, 미소, 꿈 등의 노랫말을 쓰던 ‘임정희’ 류의 서정성 짙은 ‘소녀 발라드’ 느낌인데, 현대적 감각의 변칙 음계가 가끔 들린다.
푸바오가 비공개 구역에서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잘 모를 때 나온 7편은 ‘따스한 바람이 대숲을 감싸고 초록빛 잎새도 반짝이는데, 너와 함께했던 그 푸른 숲엔 지금도 네 향기가 남았구나. 푸바오야. 봄이 왔어. 대나무 잎새 사이 꽃잎이 흩날려. 멀리 있어도 내맘속엔 언제나 너는 나의 사랑. 햇살처럼 포근했던 너의 눈빛이 오늘따라 더욱 더 그리워지네’라는 내용이다.
푸바오가 공개관람구역에 건강하게 모습을 드러낸 직후에 나온 8편은 반가움과 기쁨을 노래했다.
‘기다렸어. 오랫동안 그리움이 쌓여가던 날들 (중략) 한 걸음씩 다가와 눈을 맞추는 순간, 꿈만 같아. 이 순간, 내 마음에 꽃이 피려나. 푸바오, 널 다시 만나 두 팔 가득 널 안아줄게. 바람에 실려온 너의 미소, 내 맘 깊이 번져와. 푸바오, 이젠 멀어지지 않을 거야. 반짝이는 별빛 아래 너와 함께 걸을래.’
어른들 식의 빌드업이 과정이 필요 없는 사랑, 직설적인 애정을 표현한 소녀 감성의 이 노래는 얼추 혼인 적령기가 되어가고 있는 ‘고참 틴에이저’ 급인 푸바오의 정서와도 닿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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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1일 푸바오가 공개방사장 나무 위에 올라가 봄에 내린 서설을 감상하고 있다. |
푸바오는 사천성 판다기지에 봄눈이 내리던 3월 31일 체조선수로 치면 평행봉 격인 플레이봉을 안전하고 여유있게 걷기도 했고, 이른바 ‘통닭’ 자세로 거꾸로 매달리기도 했다.
눈이 많이 내리자 흥분해 방사장을 뛰어다니다 키작은 나무를 공격하고 가지 하나 꺾어 냄새를 맡아보기도 했다.
그러다 한동안 나무 위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보더니, 다시 내려와 눈 쌓인 방사장 외곽길을 어슬렁어슬렁 거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