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몰려온다” 트럼프 충격에 美·中 수출 215억달러↓…성장률도 0.1%P↓

국회예정처 경제전망 내 ‘세부 분석 보고서’보니
캐·멕 25%, 中 20%, 韓 10% 관세 현실되면
對美 수출 5.9%, 對中 10.5% 감소할 전망
성장률까지 끌어내려 ‘-0.1%P’ 추가 압력


미국 신정부가 우리나라에 1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과 중국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두 나라에서만 수출액이 215억달러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트럼프 미국 신정부가 우리나라에 10%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과 중국으로 수출하는 규모가 215억달러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대(對) 미·중 수출 호황으로 내수 부진을 만회해 온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의 핵심 두 축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 여파로 이미 1%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관세청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연간 133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은 1276억6000만달러였다. 두 나라는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각각 수출액 규모 1, 2위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6836억1000만달러)의 약 40%가량이 두 나라에서 나왔다.

중국과 미국 수출이 호황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흑자 규모가 컸다.

문제는 올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면 당장 중국과 미국 수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 내 ‘미국의 관세정책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대중 수출은 약 10.5%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엔 20%의 추가관세, 우리나라엔 10%의 보편관세가 부과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가 13.1% 감소하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5.9%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여기에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추가적인 감소 요인이 더해졌다.

대미 수출은 5.9%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대미 수출이 8.3%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도 관세가 부과되면서 우리나라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상쇄되는 측면이 있어 최종 감소율은 보다 낮게 분석됐다.

지난해 기준 수출액에 이를 대입하면 대중 수출은 약 139억7000만달러 감소하고, 대미 수출은 75억1000만달러가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온다. 두 나라에서만 수출 규모가 215억달러가량 쪼그라드는 셈이다.

상호관세 10% 현실화시 수출 충격 전망


나아가 20%의 단일세율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단 예측도 나온다는 점에서 수출액 감소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보편관세 20%와 대중국 관세 60%를 부과할 때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와 관련 예정처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실제로 부과하는 관세가 기존 가정인 10%에서 20%로 오른다고 해서 수출액 감소 규모 전망치가 단순히 2배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다시 모형을 이용해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락 효과는 0.1%포인트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예정처는 모두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1.5%로 봤다. 즉, 관세 효과에 따른 수출 감소가 나타나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반도체 수출이 큰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예정처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로 인한 철강, 반도체, 자동차 수출 감소의 가능성으로 증가세에 제약이 따를 전망”이라며 “자동차 산업의 경우 수출 감소가 생산 감소로 이어지며 침체 국면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정책은 우리나라의 대미수출뿐만 아니라 대중수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수출 감소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며 “이에 더해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효과도 우리 수출에 상당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다음 날 오전 5시 첫 윤곽을 드러낸다. 그동안 중국,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일부 국가, 철강·알루미늄을 비롯한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전개됐던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전 세계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환율은 147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0.7원 오른 1472.6원을 기록하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내린 1471.5원으로 출발한 뒤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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