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1.5℃ 낮추면” 충격 경고…농경지 줄어 식량위기 온다

- KAIST-중국 베이징사범대, 기후위기 대응이 농경지 12.8% 줄여
- 농경지 감소 81%가 개발도상국 집중, 국제협력 통한 해결책 필요


농경지.[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이 식량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KAIST는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와 베이징 사범대 페이차오 가오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파리협정의 1.5℃ 목표 달성이 전 세계 농경지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일 밝혔다.

연구팀은 1.5℃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 정책이 전 세계 농경지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분석했다. 5제곱킬로미터(㎢) 단위로 전 세계 토지 변화를 예측했고 정밀하게 분석했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1.5℃ 시나리오에서 농경지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으나, 연구팀은 기후 정책이 분야 간에 미치는 영향과 토지 이용 강도를 함께 고려하면 전 세계 농경지가 12.8%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남미는 24%나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고, 전체 농경지 감소의 81%가 개발도상국에 몰릴 것으로 예측됐다.

시나리오별 2100년 전 세계 토지이용 체계 전망.[KAIST 제공]


더 큰 문제는 주요 식량 수출국의 수출 능력이 12.6% 줄어들어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식량 생산 대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농산물 수출 능력이 각각 10%, 25%, 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페이차오(왼쪽부터) 베이징사범대 교수와 전해원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교수.[KAIST 제공]


전해원 교수는 “전 세계적 탈탄소화 전략을 세울 때는 여러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에만 집중한 나머지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큰 맥락을 보지 못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 숲을 개간해서 만든 농경지를 다시 숲으로 되돌리는 경향성이 나타나고, 또한 바이오연료 작물 재배에 쓰게 되어서, 결국 식량을 재배할 수 있는 땅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3월 24일자로 게재됐으며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한편 연구팀은 2021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첫 연구를 통해 현재 감축안으로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 아래로 유지할 확률이 11%에 그친다는 사실을 밝혔고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는 경우에도 2℃ 이상 기온이 오를 확률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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