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실적은 정체, 연체율은 상승…수수료 감소 돌파구 절실 [머니뭐니]

8개 전업카드사 정기공시 발표
작년 순익 2.6조, 0.3% 상승 그쳐


주요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2조6000억원을 넘겼지만, 대출 부진과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음식점 입구에 카드사 안내 스티커가 부착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들이 고금리와 소비둔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0.3% 상승에 그쳐 사실상 정체를 보였다. 반면 연체율 상승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은 더욱 커졌다. 당국의 카드수수료 인하까지 겹쳐 수익성 개선과 건전성 관리가 올해 카드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전업 카드사 8곳(삼성·신한·현대·KB국민·하나·BC·롯데·우리카드)의 정기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5910억원을 기록해 전년도(2조5823억원) 보다 8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개별 카드사별로 1위는 삼성카드(6613억원), 2위는 신한카드(5721억원)로 두 회사가 전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양강 구도’를 유지했다. 특히 삼성카드는 전업 카드사 중에서도 연체 채권비율이 1.08%로 가장 낮은 반면, 카드 총이용금액은 167조167억원으로 신한카드(188조3038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그 외 카드사의 순이익은 KB국민 4030억원, 현대카드 3164억원, 하나카드 2174억원, BC카드 1433억원, 우리카드 1481억원, 롯데카드 137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인 곳은 하나카드다. 순이익은 2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지만, 연체율은 2.18%로 2%를 넘어섰다. 대손충당금은 4650억원으로 늘려 연체율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전체적으로 연체율은 대부분의 카드사에서 상승했다. 하나카드가 2.1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우리카드(2.15%), BC카드(2.20%), 롯데카드(1.77%), 신한카드(1.73%), KB국민카드(1.31%), 현대카드(1.08%) 순이었다.

신용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대응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1조3077억원을 쌓았고, 삼성카드(7903억원), KB국민카드(7375억원), 하나카드(4650억원), BC카드(1016억원)도 충당금을 확대했다. 이는 연체율 상승을 반영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조치로 해석된다.

카드론과 현금대출 부문에서는 신한카드(22조2698억원), 삼성카드(16조5666억원), 현대카드(13조8671억원), 롯데카드(12조0979원), 우리카드(9조원), KB국민카드(8조0481억원), BC카드(7조8766억원), 하나카드(5조6862억원) 순으로 이어졌다.

실적 방어 이후를 대비한 카드사들의 플랫폼 전략도 두드러졌다. 하나카드는 업계 특화 서비스 ‘트래블로그’로 고객 기반을 넓혔고,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디지로카, 모니모 앱을 전면 확대·개편하며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했다. 현대카드는 브랜드 리뉴얼과 프리미엄 카드 시장 재편에 집중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신용판매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고, 카드론 등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면서 “카드수수료 수익 감소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