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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삼의계곡에 전날 발생한 산불에 불탄 차량이 보존돼 있다. 이 차량 인근에서 산불 대피하다 숨진 3명이 발견됐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달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북동권으로 확산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나온 가운데, 이웃을 구하기 위해 화마 속으로 뛰어들었던 이들이 의인으로 선정됐다.
3일 LS그룹은 최근 경북 산불 현장에서 주민들을 구하다 숨진 권영선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이장을 ‘LS 러브스토리’ 2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LS 러브스토리’는 국가와 이웃을 위해 헌신한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해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권 이장은 지난달 25일 산불이 번지자 이웃 마을 화매리에 살던 처남댁을 구해 차에 태운 뒤 다시 불길이 치솟는 삼의리로 향하다가 변을 당했다. 삼의리는 당시 지정된 원리리 대피소(석보초등학교)와는 정반대 방향이었다.
결국 권 이장 부부와 처남댁은 한바탕 산불이 지나간 뒤 계곡 옆 도롯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사흘 뒤인 같은 달 28일 산불로 중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던 권 이장의 처남도 끝내 숨을 거뒀다.
LS는 권 이장의 유가족에게 2000만원의 위로금을 전달했으나 유족은 위로금 전액을 삼의리를 위해 쓰겠다며 석보면사무소에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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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 산불진화용 헬기가 추락해 당국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헬기 조종사는 사고 현장에서 사망 한 채 발견됐다. [연합] |
한편 권 이장 외에도 경북 산불 진압 과정에서 이웃을 구하다 순직한 박현우 기장이 ‘LS 러브스토리’ 2호로 선정됐다.
박 기장은 같은 달 26일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가 헬기가 추락해 숨졌다.
40년 비행 경력의 베테랑인 박 기장은 육군항공대 소속 헬리콥터 기장으로 오랜 기간 복무하다가 전역 후 임차업체에서 일하면서 석유 시추와 방재 작업, 산불 진화 등 다양한 비행 업무를 수행해 왔다.
LS그룹 관계자는 “산불 현장에서도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한 이들의 헌신과 숭고한 희생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이들의 이야기가 ‘LS 러브스토리’로 다시 한번 널리 알려져 더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S는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 성금 5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