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자제시, 관광 홍보에 얌체 활용
넷플릭스는 중국에서 서비스 불가인데
더우반(豆瓣)에서 평점 9.6점 언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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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한 장면. [넷플릭스 스틸컷]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국 유명 관광지 장자제(장가계)시가 넷플릭스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초대장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중국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인기 시리즈를 ‘도둑 시청’하고 있음을 자인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중국 장자제시의 기관지는 “장자제시 문화관광방송체육국이 김원석 감독과 임상춘 작가 등 ‘폭싹 속았수다’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한국어 초대장을 보냈다”라며 “장가계로 ‘폭싹 여행’을 와서 ‘단풍의 약속’을 함께하자고 진심으로 초대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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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자제시가 올린 초대장 이미지. [장자제시 웨이보] |
아울러 중국어와 한국어로 된 초대장 이미지를 게재했다.
초대장에는 “드라마 속에 그려진 ‘가을의 약속’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함께 목격하자”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애순이 병을 앓고 있는 남편 관식에게 “내년 가을엔 장가계에 가서 단풍 구경하자”라고 약속한 장면이 등장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장자제시는 “‘폭싹 속았수다’가 전 세계에서 인기리에 방영되는 시점에 장자제 모든 시민을 대표해 진심 어린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라며 “드라마 속 감동적인 대사는 장자제의 아름다운 풍경을 국경을 넘는 감정의 끈으로 만들어줬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에게 신비로운 땅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켰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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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평점 사이트 더우반에 올라 온 ‘폭싹 속았수다’ 이미지. 중국에서 이 드라마를 광범위하게 ‘도둑 시청’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우반 갈무리] |
중국 지무뉴스도 같은 날 “장가계가 공식적으로 ‘폭싹 속았수다’ 출연진과 제작진에 초대장을 보냈다”라며 “마지막회에서 내년에 장가계에서 단풍을 함께 보자고 고백하면서 다시 한번 한국인들의 장가계 방문 열풍을 일으켰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 되지 않고 있어, 합법적으로 ‘폭싹 속았수다’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도 장자제시는 “최근 종영한 ‘폭싹 속았수다’는 중국 평점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 평점 9.6점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 드라마 평점 순위 3위에 올랐다. 2015년 ‘응답하라 1988’(9.7점) 이후 10년 만에 평점 9.5점을 넘었다”라고 소개했다.
이로 미뤄 중국에서 ‘폭싹 속았수다’가 광범위하게 도둑 시청이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달 20일 “중국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서는 ‘폭싹 속았수다’의 리뷰 화면이 만들어졌고, 현재 평점은 9.4이며 리뷰에 동참한 인원은 3만여명에 달한다”라며 불법 시청을 지적했다.
서 교수는 “지난 ‘오징어게임’ 시즌2가 공개될 때도 그러더니 중국 내에서는 ‘도둑 시청’이 이제는 일상이 된 상황”이라며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더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억지 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먼저 다른 나라 콘텐츠를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만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