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일이다…중도성향 재판관 캐스팅 보트 쥘까? [세상&]

‘5대3도 기각’ 특성상 중도보수 김복형 재판관이 관건
“진영논리로 양분할 수 없지만, 본인이 옳다고 믿는 신념 작용할 수도”


왼쪽부터 김복형·정정미·이미선·조한창 헌법재판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정계선·김형두·정형식 헌법재판관.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헌법재판소가 오는 4일 선고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6대 2(인용)와 5대 3(기각) 기로인 ‘5.5대 2.5의 백중세’라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캐스팅보트(Casting Vote)’ 역할을 하게 될 중도성향 재판관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헌법재판관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국회가 선출한 정계선 재판관은 진보성향으로 분류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정형식 재판관과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재판관은 보수성향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지난 1월 이진숙 방통위원장 사건에서 각 집단별로 의견이 뭉쳤으며, 이달 한덕수 국무총리 사건에서 정계선 재판관은 파면(다른 진보인사들은 법위반이지만 기각), 보수성향 재판관들은 아예 각하의견을 내는 등 의도했든 아니든 정치성향이 드러났다는 평을 받는다. 보수 성향 2인은 한 총리 사건에서 국회의결 정족수를 문제삼은 만큼, 윤 대통령 사건에서도 절차적 쟁점을 꼼꼼히 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결국 대법원장이 지명한 중도 성향 3인 재판관의 판단이 주목된다.

세명의 재판관 가운데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정정미 재판관은 중도 진보, 김형두 재판관은 중도로 분류된다. 다만 인용이 과반수인 5대 3을 기록하더라도 기각되는 탄핵심판 특성상, 중도 보수성향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복형 재판관이 다른 보수성향 재판관들과 의견을 같이할지 여부가 사실상 탄핵심판을 판가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복형 재판관은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관의 자격요건 등을 검토할 상당한 기간이 경과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거부 의사를 종국적으로 표시하지 않아,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별개로 기각 의견을 낸 바 있다. 김 재판관 결정은 기각 결론에선 문 대행 등 다수와 함께했지만, 내용적으론 보수 2인 쪽이란 해석의 여지를 남긴 셈이다.

다만 이 위원장 사건 등에서 재판관들이 보여준 태도는 정치적 성향보다 법 해석론 태도, 즉 법률 조항을 문구대로 해석하는 것과 입법 취지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것 중 어느 쪽을 중시할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법학계에서 오래된 논쟁중 하나다. 또 헌재의 이전 결정을 되돌아볼 때 “5대 3으로 교착된 상태로 결론을 내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서울 지역 로스쿨 교수는 “헌재의 판단을 진영논리로만 양분해볼 필요는 없겠지만 본인이 옳다고 믿는 신념이 판단에 작용할 여지는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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