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불안 고조…새 투자처는 ‘이것’?

트럼프 관세전쟁·경기악화 우려
엔화, 안전자산으로 다시 주목
골드만 “엔/달러 환율 140엔대 초반까지 하락”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골드만삭스 그룹이 1일(현지시간)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관세 정책에 대한 위험에 대비해 매력적인 헤지(hedge·미래 위험에 대비해 미리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투자 전략) 자산으로 엔화를 꼽았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은 “미국 경기 악화와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 엔화가 달러 대비 140엔대 초반까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145엔보다 훨씬 강해진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 140엔대는 현재 수준에서 약 7%가량 떨어진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로 부르는 상호관세 발표일을 하루 앞둔 1일 엔/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4% 하락한 149.37엔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엔화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과 미국 경기 악화로 달러 수요가 줄고 있다. 미국 장기금리가 하락해 미일 금리차가 축소함에 따라 엔 매수, 달러 매도가 일부 유입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엔/달러 환율 추이. [네이버금융]


카막샤 트리베디 글로벌 외환시장 전략 부문은 블룸버그에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엔화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통화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트리베디는 “미국 실질 금리와 주식이 동시에 하락할 때 엔화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낸다”며 “미국 성장률 둔화에 대비한 하방 위험 분산 수단으로서 엔화가 최근 어느 때보다도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미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일본 엔화를 미 달러보다 안전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가 하락한 점도 엔화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지난 1월 14일 장중 5.005%를 찍은 뒤 종가 기준으로 4.977%를 기록했고,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론 4.577%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엔화가 무조건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블룸버그는 “위험요소도 있다. 지난 4년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 확대 속에서 엔화는 지속해서 약세를 보였다”며 “지난해 7월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986년 이후 최저치인 161.95엔까지 하락한 바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트리베티는 향후 달러에 대해서는 “관세도 위험 요소이지만, 고용지표 등 미국의 경제 지표가 달라 향방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관세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미국 경기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은 현재 미국 경기를 반영해 향후 12개월 경기침체 확률을 20%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은 “정책 관계자들은 더 광범위한 정책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단기적인 경제적 고통을 용인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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