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인용 순간 안국역 인근 집회
찬탄 집회 환호, 서로 부둥켜 안으며 노래 떼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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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는 순간 탄핵 찬성 집회에서 환호성이 나오고 있다. 안효정 기자 |
[헤럴드경제=김용재·이영기·안효정 기자]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는 순간 탄핵 찬반 집회 분위기는 대조됐다. 윤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식하며 오열했고, 탄핵을 찬성하는 집회의 분위기는 안국역 일대를 떠나가라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오전 11시 22분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이 윤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자 3호선 안국역 일대 앞 찬탄 집회에서는 “와” 하는 환호성과 함께 대부분의 집회 참여자가 부둥켜안고 울었다. 춤을 추는 시민, 소리를 지르며 “우리가 이겼다”, “승리했다” 구호를 외치며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을 떼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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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안국역 인근 찬탄 집회에 참여한 시민이 ‘윤석열 파면’ 피켓을 들고 있다. 안효정 기자 |
찬탄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문 헌재 소장 대행이 탄핵 심판 선고 요지를 낭독하는 동안 숨죽이며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마지막까지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거나, 아예 눈을 질끈 감고 선고를 쳐다보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문 대행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부인하는 내용의 결정문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초조함은 서서히 기대감으로 바뀌었고, 탄핵이 인용되자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 이들은 안국역 일대가 떠나가라 노래를 불렀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올라왔다는 이정은(30) 씨는 “아주 속이 시원한 판결이었다, 앞으로 기초 상식이 없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지금까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말이 되는 것처럼 해왔는데, 판결문에서 그게 아니라고 못 박아 주니까 (헌법재판소에) 정말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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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안국역 인근 찬탄 집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이 선고되자 시민들이 부둥켜 안고 있다. 안효정 기자 |
서울시 양천구에서 왔다는 설지예(43) 씨는 “이 나라에 정의가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게 꼭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라며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가는 것이 말이 되느냐, 탄핵이 인용되어 너무 기쁘고 앞으론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라면서 오열했다.
용인에서 올라왔다는 최현아(45) 씨는 “민주주의의 역사가 쓰여지는 순간을 아이들과 목격하고 싶었다”라며 “미래 세대가 살아가기 좋은 세상,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이끌어줄 대통령이 후에 나왔으면 한다”라고 했다. 이외에도 찬탄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날아갈 것 같다”, “오늘이 잔칫 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날” 등을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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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지지자가 파면이 선고되자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다. 이영기 기자 |
반대로 안국역에서 열린 약 500명 규모 반탄 시위대는 선고 결과에 좌절했다. 헌재 선고 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불법 탄핵”, “탄핵 위헌”, “윤 대통령을 지키자”라고 외치던 반탄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헌재 선고가 시작되자 침묵으로 선고를 지켜봤다.
이들은 점차 문 대행이 요지를 읽어내려가자 “미치겠다”, “아 XX”, “문형배 XXXX 왜 저러느냐” 등 욕을 하거나 “이건 말이 안 된다”, “하나님, 도와주세요”라고 여러 차례 탄식하며 오열하는 사람이 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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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멧과 방독면 방검복 등을 입고 안국역 5번 출구 앞에 세워진 경찰버스 유리창을 곤봉으로 파손하고 경찰에 붙잡힌 남성 A씨. 이영기 기자 |
윤 전 대통령 파면이 선고되자 단체로 욕설과 고성이 난무했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바닥에 내던지거나 경찰 경찰 통제선을 발로 차는 이들도 있었다. 또 군복과 방독면 차림으로 집회에 나온 한 시민은 경찰 버스에 달려들어 봉으로 창문을 깨뜨리다가 시민들이 제지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공용물건손상죄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이후 현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오전 11시부터 무릎을 꿇고 기도하던 20대 남성은 넋이 나간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몸에 대형 태극기를 두른 30대 남성은 고개를 숙인 채 바닥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일부 참가자들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싸워서 복권해야 한다”라며 “빨갱이 판사들을 다 죽여야 한다. 말이 되느냐”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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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이 선고되자 격분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찰 차벽 내 버스를 훼손했다. 이영기 기자 |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헌재 일대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흔들며 오열하고 경찰관을 향해 욕설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