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연초 상승분 다 태워버린 천연가스, 앞날은? [투자360]

미국 텍사스에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글로벌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원자재가 일제히 주저 앉았다. 2025년 들어 활활 타오르던 천연가스 역시 급락세를 이어가며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다만 천연가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판매 및 개발에 의욕을 드러내고 있어 원유 등 다른 원자재에 비해 긍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주 S&P GSCI 원자재 지수는 6.7% 급락했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로 에너지 지수(-9.3%), 산업금속 지수(-8.9%)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천연가스도 ‘트럼프 관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발표 전까지만해도 연초 이후 14% 가량 오르며 금(18.7%)에 이어 주요 원자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천연가스는 관세가 나오자 7% 가량 급락한데 이어 추가 3% 하락하면서 사실상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로 인해 단위(미국 열량 단위·MMBtu) 당 4달러를 넘었던 가격 역시 3달러 대로 낮아졌다.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 한때 4달러를 넘었다 3달러 초반까지 낮아진 뒤 다시 급등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며 꾸준히 상승했다. 이로 인해 이달 초 기준 1년 전보다 2배 이상 뛰었다.

겨울 한파로 인한 미국 난방 수요가 일차적 원인이었지만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미국 천연가스보다 5배 이상 높아지면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확대되자 천연가스 가격에 불을 붙였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 수요 비수기인 봄에 접어들면 하락하던 예년과 달리 천연가스 가격이 4달러를 넘는 현상이 이어졌다.

시장에선 비록 관세에 따른 무역전쟁 우려가 모든 자산군을 위축시키면서 천연가스 역시 부침을 겪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천연가스를 밀어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려면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 및 구매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립·운영, 전기차 충전 등 미국 전력수요가 계속해서 강하게 증가하는 것이 천연가스 가격을 떠받치는 핵심 원인이다.

앞서 미국 LNG업체 셈프라는 지난해 4분기에만 대규모 데이터센터 고객 4곳이 총 70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히면서 강한 수요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감당하려면 천연가스 생산업체의 증설부터 파이프라인 확대 등 관련 인프라 확장이 뒷받침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확고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천연가스에 우호적인 대·내외 정책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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